파국

선물 받은 컵을 깼다
무심결에, 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좀처럼 의도하지 않는 일
얼굴은 아는데 이름을 모르는 사람 앞에서
아니면 그 반대인 사람 앞에서
예상에 없는 파국을 예상한다
생을 아우르는 무력감 속에서
반짝이는 순간은 잠깐보다도 적었다
조심했지만
당연하다는 듯
파편을 주워낸 맨살에 피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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