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아이아에 대해서 한 가지 더 기억해둔다. 남쪽 끝의 여름해는 질 줄을 모른다. 자정이 가까워져 밤이 찾아와도 저 바다의 끝은 여전히 노랗게 빛나고 있다가 별이 떠오를 틈도 주지 않고 해가 진 편에서 멀지 않은 하늘에서 다시 떠오른다. 천천히 해가 지면서 하늘과 구름이 각각 분홍빛과 푸른빛과 그 중간의 색으로 변하는 광경을 봤다. 사진을 못 올리니 참 아쉽지만 그래도 나는 봤다.
그리고 푼타톰보에 가서 마젤란 펭귄 50만 마리가 산다는 곳을 구경했다. 그곳이야 말로 세상끝의 바닷가였다. 나는 봤다. 타고르의 시를 떠올리면서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children meet.
The infinite sky is motionless overhead and the restless water is boisterous.
On the seashore of endless worlds children meet with shouts and dances.
뭐 이렇게 시작하는 시인데... 아이들을 펭귄으로 바꾸면 되는 그런 멋진 곳이었다. 작년에는 고갱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바다를 보았었는데...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은 늘어가도 나는 그대로다. 어쩌면 내가 기분 나빠하는 이런 점이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대로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