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8/02/27 | 1 ARTICLE FOUND

  1. 2018.02.27 20180227 - 어쩌다 하나씩

순대국을 먹다

피곤했던 하루
하소연 할 사람 없어 더는 갈 데 없는 하루
혼자서 순대국을 먹는다
기분상 소주도 한 병 먹는다
돼지 내장들이 뚝배기 안에서 부글부글 생을 끓이고
건너 테이블엔 마주 앉은 연인
순대국은 사랑의 메뉴
순대를 빼고 순대국을 시키던 당신이 떠오르고
오직 먹히기 위한 삶을 살았을 돼지 머리로 이어진다
머릿속에 취한 피가 도는 걸 보니
나란 인간은 먹기 위해 태어난 존재
터덜터덜 집으로 가는 길
돼지 내장들이 내 내장 안에서 부들부들 생을 죽인다
피곤했던 하루
혼자서 순대국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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