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4/01 | 9 ARTICLE FOUND

  1. 2014.01.29 20140129 - 명절 1 2
  2. 2014.01.21 20140121 - 제주도 3
  3. 2014.01.19 20140119 - 제주도 2 1
  4. 2014.01.18 20140118 - 제주도 1 1
  5. 2014.01.14 20140114 - 위태
  6. 2014.01.12 20140112 - 와카마츠씨는 내 아내
  7. 2014.01.10 20140110 - 일본식 rpg
  8. 2014.01.05 20140105 - 음 2
  9. 2014.01.01 고양이 망고 14 2

20140129 - 명절 1

그때그때 2014. 1. 29. 22:31
어제 광양에 왔다. 장인어른, 장모님은 평소에 서울에 계셔서 자주 뵙는다. 그렇지만 결혼하고 명절에 한 번도 광양에 오질 않아서 이번 설에는 꼭 내려오고 싶었다.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먹었다. 올해는 소식을 하겠다고 장모님께 말씀드렸다. 그런건 집에 가서 하라고 하셔서, 예 하고 대답하고는 차려주신 걸 다 먹었다. 밥 먹고는 과일을 먹었다. - 밥만 먹으면 끝일 거라고 생각해서 밥을 배불리 먹었더랬다. - 곧이어 하드를 먹었다. 곧이어 맥주 얘기를 하셔서 안 먹겠다고 했다. 장모님이 먹겠다는 걸로 들으셨는지 술과 안주를 내오셔서 또 먹었다. 가족의 증명은 과식인데, 잘 먹는 것이야 말로 함께 살지 않는 가족들이 자신들의 유대를 확인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함께 고생하는 건 모두가 싫어하지만 최고로 확실한 방법 - 오늘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잘 먹었다.

내일 신월동으로 간다. 우리집에선 우리집대로 잘 먹겠지.

장모님,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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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 - 달리기를 하는 꿈을 꿨다. 나는 달리기는 단거리건 장거리건 잼병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지치지도 않고 잘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전쟁이 났다. 개꿈이다. 인생은 장거리 레이스니까 올해는 너무 초조해하지 말아야지.

인생의 첫 번째 피시앤칩스를 먹었다. 영국에서 많이 먹어봤다는 아내는 제주도에서 먹는다는 점에 감격했다. 흰살 생선이면 오케이라니까 올봄에 숭어 잡으면 한 번 튀겨 먹어야겠다. 볼음도에서 손님이 거의 없는 작은 식당을 하면 어떨까? 메뉴는 온리 피시앤칩스다.

해안도로를 달렸다. 제주도는 정말 바다도 예쁘고 넓은 섬이다. 그래도 우리섬이 더 좋아. 이유는 제주에는 논이 없어서 농촌이란 느낌이 없다. 그리고 너무 넓어서 자동차가 없이 살기가 힘들다. 반면에 우리 동네는 섬 끝집인 우리집에서 오십분만 걸으면 반대편 끝인 선창에 닿는다. 이유가 궁색하네. 그냥 우리 동네가 더 좋다.

순호형네 인사드리러 갔더랬다. 실상은 누나(형수) 보러 갔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부터 귤이랑 쌀이랑 교환해 먹어요.

목욕탕에서 내 몸뚱이를 봤다. 구리다. 성찰하는 삶의 구체적 실천에 소식도 포함해야겠다. - 금연, 소식, 비폭력 대화 - 몸이 무거워서야 가벼운 삶을 살 수 없다. 가볍고 가뿐하게.

20140121 - 지후 생일이다. 오탄죠비오 오메데또 했더니 아리가또오 한다. 그리고 오늘은 포비랑 망고 보는 날이다. 얼른 보고 싶다. 포비는 이제부터 주인말 듣는 훈련에 돌입한다. 일주일 정도 나와 있어보니 우리동네가 참 좋은 동네란 생각이 들었다. 주민들은 개발과 발전을 원한다. 죄송하지만 나는 이대로가 좋다. 이제 곧 2월이다. 작년보다 모든면에서 나아지려면 슬슬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하면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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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7 - 준희형을 만났다. 변산에 있을 때 룸메이트다. 저녁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형은 고향인 제주로 왔지만 모아 놓은 돈이 없고 땅을 구하는 일도 쉽지가 않다고 했다. 그래서 가구일을 일년했고 지금은 농업 관련일을 하기 위해서 귤 선과장에서 일한다고 했다. 우리가 가끔 불평하는 우리 섬과 집과 땅이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r형도 제주에서 농사 지으려고 한다고 하고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이런저런 조건들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다.

20140118 - 휴식일이다. 제주시로 왔다. 제주시에서 가장 좋은 모텔에서 자려고 했지만 검색에 걸리는 게 없어서 그냥 터미널 근처의 모텔에 들어왔다. 큰 테레비가 있고 뜨거운 물이 잘 나오니 안심이다. 주말인데도 방값이 사만원이다. 제주도는 이런점이 - 금요일 오후에도 사만원짜리 모텔방이 있음 - 좋다.

복권을 샀다. 제주에 와서 두 번 같은 꿈을 꿨기 때문이다. 산에서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버섯을 만지는 꿈이었다. 복권은 낙첨이지만 r형이랑 통화했다. 변산에 있을 때 동무다.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 때가 안 맞아서 형은 고향인 충청도에 올라가 있었다. 다만 본인집에 문 열려 있으니 마음껏 써도 된다고 했다. 버섯꿈은 그것 때문이었나보다. 역시 돈보다는 사람이다.

준희형과도 r형과도 한 동네에서 주렁주렁 모여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것이다.

20140119 - 망고는 걱정이 없는데, 포비가 보고 싶다. 많이. 완이형한테 연락해서 포비 좀 보살펴 달라고 했다. 형, 고맙습니다.

아내 친구를 만났다. 폐쇄 수녀원에서 청원자로 생활하고 있는데, 마침 시기가 딱 맞아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친구는 기도를 하면서 자기 안의 어둠을 찾는다고 했다. 나는 올해 비폭력 대화를 공부하려고 한다. 끊임없는 자기성찰이 없다면 자본주의의 굴레를 피해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내일은 아내의 생일 전날을 맞아 양도 많고 맛있는 걸 먹을 생각이다. 이 풍요의 유혹을 어찌 없앨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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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5 - 제주도에 왔다.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왼쪽 눈썹 안쪽 혈관이 끊어질 듯 아팠다. 조금만 더 아팠으면 소리질렀을거다. 혈관이 기압차를 견디지 못한거겠지?

집을 떠나 먼 곳의 땅을 밟아도 설레질 않는다. 외국어가 들리지 않아서 그런가? 아니, 외국에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공항버스를 타고 서귀포까지 오니 순호형이 마중 나오셨다. 지난 연말에 얼굴 한 번 본 것이 전부인 문창과 89학번 선배다. 내가 알고 있던 이 형에 대한 정보는 제주도에서 혼자 집을 짓고 사신다는 것. 내 생각은 자연스럽게 혼자 사는 제주 농부로 이어졌고 신월동 집에서 햄깡통이랑 꽁치 통조림을 챙겼다. 그런데 왠걸 아이가 둘 있는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계셨다. 형수가 형한테 밖에 나가서 홀아비 행세 하고 다니냐며 농담을 던졌다. 일우야 정신 차리자.

20140116 - 강정에 다녀왔다. 바다로 이어지는 강정천 바로 옆에 해군기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어쩌자는 것인가? 미사에 참석하고 공사장 입구에서 율동을 따라하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점심 먹고 돌아오는 시간이 됐다. 그분들에게는 생활이 달려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공사를 정당화 할 수는 없다.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는 입장에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생활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누구도 위하지 않는 공사를 왜 하는거지? 사람보다 중요한 뭔가가 있나보다. 그게 뭔지 궁금하다.

저녁에는 대중이 형을 만났다. 함께 공연할 뮤지션들이랑 합석해서 마시고 놀았다. 김마스타의 라이브를 봤다. 완전 좋았다. 나랑 동갑내기인 게스트하우스 사장님 uk의 아웃사이더도 좋았다. 김마스타는 이문세의 '해바라기'를 세 번 불렀는데, 세 번 다 좋았다. 저녁에 놀때는 강정을 잊었더랬다. 하루에 한 번씩 공사중단을 기원해야지.

강정의 상황을 보면서 시스템과 국가 권력 앞에 무력한 인간이란 존재의 존재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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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4 - 위태

그때그때 2014. 1. 14. 19:34
서울 왔다. 서울에 오면 위태롭다는 생각이 든다. 언덕에 줄지워 세워진 차들도, 에스컬레이터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도, 끝없이 이어진 건물들의 향연도 다 위태롭다. 실제로 위태로운 건 내 삶일텐데 저들을 보면서 억지로 위태롭다고 위안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내일은 제주도에 간다. 어떤 모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모험은 위태로운 법이다. 모험과 야구의 공통점 =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요기 베라의 이 명언은 모든 존재들을 관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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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압도적인 질량을 가진 "사랑이라는 감정"을 짊어지고.... 우뭇가사리처럼 입에서 나온 말이 소위 "사랑의 말"인 것이다!!

농사 끝나고 만화책을 꽤 읽었는데, '와카마츠씨는 내 아내'가 그 중 최고다. '하렘 + 타임슬립'인가? 찌질이 주인공이 타임슬립을 할 때마다 미래가 바뀌면서 학교의 퀸카들이 번갈아 가며 주인공의 아내가 된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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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블로그랑 페이스북을 링크를 공유하는 것 없이 연동하는 방법을 찾는데, rss graffiti란 걸 찾았다. 근데 사흘전부터 계속 안된다.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이런것도 한 번에 처리 못하다니. 계속 시도해 보다가 티스토리랑은 어떤가 싶어서 테스트로 글을 올린다.

 

 오늘 새벽까지 드퀘8을 했다. 거룡과의 전투가 여섯 번 남았지만 총 플레이타임 110시간에서 그만두기로 했다. 어쨋든 엔딩은 봤다. 드퀘는 전형적인 일본식 RPG다. mmorpg랑은 여러가지 차이가 있겠지만 게임 내적으로 가장 중요한 차이는 한정된 세계이고 외적인 차이는 혼자 한다는 점이다. 요즘은 GTA같은 완전 오픈월드 게임들이 인기가 있지만 일본식 알피지는 그 나름대로 한정된 세계안에서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엔딩 후에도 "모험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 것이다. 다만 더 강한 적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숨겨진 요소들은 수집욕 강한 인간들에게나 먹혀든다. - 몬스터 도감을 완성하고 모든 스킬을 익히고 캐릭터 레벨을 99까지 만든다던가 하는 것 -

 패미콤 시절에 시작된 일본식 rpg는 슈패 시절에 정점을 찍는데, 게임 좀 했다는 우리 세대들은 다 알거다. 개인적으로는 슈패시절의 rpg붐과 일본 사람들의 어떤 특성이 결합해서 오타쿠와 히키코모리가 탄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당시 일본어도 모르고 변변한 공략집도 없던 우리들은 일단 초반부터 레벨업에 몰두하고 마을에 들어가면 무조건 모든 npc에게 말을 걸고 npc의 질문에 '하이'하고 대답하고는 다음 던전으로 향했다. - 가끔은 '이이에'하고 대답해야 할 때도 있었다. - 그러다가 게임이 막힐 때는 게임잡지에 나온 공략을 찾기도 했다. 

 

 동료들을 모으고 주인공은 성장해 간다.는 인간의 rpg본능을 생각해 보건데 - 나만의 욕망인지도 모른다. rpg본능을 반영한 만화로는 원피스, 블리치, 나루토와 최근작은 7개의 대죄 - 바깥 세상에서 인정받는 일은 어려운 것이지만 게임 안에서 내 캐릭터가 마음껏 레벨을 올리는 것은 약간의 근성과 시간투자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도 rpg장르가 사랑받는 것 같다.

 

 와우, 휴대폰으로 ps2로 나왔던 게임을 하는 세상이 왔다. IT기술만 보면 미래에 사는 것이 맞는데, 삶이 허전한 것은 왜인가? 미래란게 원래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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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5 - 음

그때그때 2014. 1. 5. 11:30
14년이다. 여전히 삶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 한다.

아침에 포비 줄 엉킨 것 풀어주다가 포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내가 알고 있던 그 얼굴이 아니다. 이 녀석은 어려서부터 나랑 함께했는데 어째서 내 머릿속에 있는 모습이 아닌걸까? 동네 닭을 잡아 먹어서? 아니다. 내가 내 마음대로 보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을 믿을 수 없다.

엄마를 떠올려봤다. 엄마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얼굴이 가물가물해도 나는 엄마를 알아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또는 눈이 외피만 보는 것은 아니다. 내가 보는 것에 오감과 내가 품고 있는 감정까지 더해져서 엄마를 본다.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아내를 본다. 물끄러미 본다. 귓밥이 보인다. 나는 내 아내의 실물을 보고 있는걸까?

세상에 정확한 것이란 없는듯하다. 정확한 것이 없으니 정답도 없다. 헌데 다들 정답이 없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자기가 정답이라고만 한다.

올해가 모든것을 내 맘대로만 바라보지 않는 원년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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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망고 14

사진 2014. 1. 1. 13:51
망고야 해피뉴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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