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알던 분으로부터 카톡을 통해서 게임 초대가 왔다. 나도 알던 사람들에게 게임 초대를 보내봤지만,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안부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초대장을 날리게 만드는 것을 보면, 게임은 참 위대한 것이다. 카톡을 통한 게임 초대는 이 양반이 어디선가 죽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고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뜻도 되는 것이라서, 나는 얼굴 자주 보기 힘들고 딱히 친하지 않은 친구들을 가끔 보게 되면 - 주로 결혼식과 장례식 - 종종 게임 초대 보내라고 말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몇년동안 얼굴을 못 봤고 앞으로도 딱히 얼굴 마주칠 일 없는 사람들에게 친구 신청을 하는 것도 카톡 게임초대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아 있다는 증명을 쉽게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동네에는 박근혜 만큼 후진 일들이 종종 생긴다. 후진일이니까 자세히 쓰는 것도 부끄럽다. 나랑 직접 관계 있는 일들도 있고, 약간 관계 있는 일들도 있고, 관계 없어 보이는 일들도 있다. 일본과 이스라엘의 원전사고처럼 결국은 다 나랑 관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페북에서 상대가 쉽게 업신여긴 인간관계라면 미련을 갖지 마라.는 글을 읽었는데, 후진일들도 마찬가지로 넘길 수 있는 사람이 되야겠다. 결국은 다 나랑 관계 있는 일인데, 후진일이니까 생각하지 말아야지.하고 살 수 있을까?

 

 요즘 아내랑 미드 쉐임리스를 본다. 가난에 대해서 생각한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가끔 나쁜짓을 해서 돈이나 먹을 것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다. 작년에 어느 다큐에서 파스타면을 케첩에 비벼 먹는 어린이를 봤더랬다. 역시 현실은 현실이고 드라마는 드라마다. 지구 어느편의 가난도 결국은 다 나랑 관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흡족할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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