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링을 했다. 국내에 스케일링이 막 들어와서 유행하던 시절에 했던 것이 처음이었으니 이십년만이다. 나이 먹으니까 이십년이 넘은 일들도 많다. 이천년대가 십년 이상 지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대선이 끝났고 담배를 끊었고 연말에 건강검진을 갔고 그때 친절한 목소리의 여자 의사가 - 인과관계상 여의사란 것이 중요하다. - 스케일링 한 번 하라고 했다. 아내가 목요일마다 서울에 올 일이 있기 때문에 같이 올라온 김에 치석제거를 했다.
담배를 끊고 스케일링을 했다. 라고 쓸 것이 이렇게 관계 있는듯 없는듯한 일련의 일들과 엮여있다. 삶은 나를 무엇과 엮어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치과는 이발소와 더불어 누군가에게 온몸을 맡겨야하는 폐쇄적인 공간이고 그렇기 때문에 센슈얼하기도한 공간이다. 어릴때 치과에 겄다가 간호사 누나 가슴이 내 정수리에 닿아서 기분 좋았었다.
오늘은 얼굴을 덮은 천이 살짝 내려왔길래 눈을 떴더니 치위생사 언니의 한쪽 눈이 꿈결에 서린듯 아름다웠다. 스케일링을 마치고 언니 얼굴을 확인했는데, 미인이 아니었다.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부분부분은 다 예쁘다고 하고는 나한테 실망이라고 했다.
깨끗해졌으니까 깨끗하게 살아야지. 아니면 더럽게 살다가 죄를 빌어도 되고, 어쨋든 업보는 쌓여만 가는구나.
2013년이다. 재밌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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