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 파리

그때그때 2012. 11. 13. 02:27

친구 대본을 읽었다. 아내와 아이, 생활을 생각하면 초조할텐데, 잘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읽은 버전이 여지껏 중에 가장 좋았다. 관장을 아버지로 바꾼것 만으로 이야기의 아구가 맞아 떨어진다.

11월 들어 갑작스레 집안에 파리가 생겼다. 날이 추워지니까 조금 더 살고 싶은 파리들이 따뜻한 실내로 옮기는 것이리라. DS랑 있을 때는 DS가 파리를 잡아줬다. 잘 때 자꾸 웽웽 달라붙으니까 누군가는 파리를 잡아야 한다. 주말에 지후랑 있을 때는 내가 잡았다. 파리 잡기에서 베프와 아내의 차이가 드러난다. 미묘한 차이다. 여튼 어제도 파리들을 잡았다. 다 잡았다 싶으면 어딘가에서 또 나타나고 한 마리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그 놈을 열심히 쫒고 있으면 세 마리, 네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계속 잡아나가다 보면 다 잡히거나 얼어죽거나 해서 모두 사라지겠지.

친구는 내가 파리를 잡듯이 계속 대본을 고치겠지. 고치고 또 고치겠지. 그에게 겨울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오늘부터는 나도 본격적으로 파리잡기를 해야겠다. 언젠가의 겨울에 당선 소감을 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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