줏대없이 끌려다니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춘천에서 있었던 사이버 농업인 행사에 어제랑 오늘은 횡성에서 열린 강원 사이버 농업인 어쩌구저쩌구에 다녀왔다. 내일이랑 모레는 AT센터를 거쳐 양평과 수안보까지 가야하는 행사가 있다. 사람들이 대체로 하는 얘기는 이런 행사에 자꾸 다니는 것이 견문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강릉의 젊은 농업 CEO들이 늘 하는 얘기는 이제는 농업도 예전같지 않다. 우리가 힘을 합쳐서 각자의 영역을 맡으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형님들은 전부 빚을 안고 계신데, 생활의 패턴이나 규모는 대기업의 봉급 생활자들과 비슷해 보인다. (멋진집, 외제차, 씀씀이 등)
지친다.
밖에서도 지치지만 집에서도 지친다. 삼촌은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일단 후계농을 신청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센터에 다녀왔다. 나는 신청자격은 갖추었다. 하지만 젖소 구입에는 자금이 나오지 않는다. 삼촌 축사를 이용하겠다고 할 수도 없다. 현재 우리 축사는 작년에 '증축 및 보수'로 사업비를 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토지구입 및 축사 신축으로 후계농을 신청하거나 특정 작목을 새로 정해서 신청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집에서는 융자 받을 수 있는 돈은 다 받는 것이 좋고 그 돈으로 땅을 사라고 하신다. 삼촌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지 짐작은 하고 계시지만 나 같은 마음으로는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
나는 큰일(농사의 사이즈나 소득)도 싫고 땅을 사겠다고 사업비로 빚을 지는 것도 싫다. 나는 종종 남들한테 농부가 되겠다는 것이 직업 선택적인 측면이 있다고 한다. 내가 직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세상의 기준에서 봐서 그렇다는 것이지, 직업이니까 도시에서 직장 다니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밭이나 논에서 일하고 있을 때가 좋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농부는 삶의 방식과 관계가 있는 것이지, 고소득과는 관계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작은 삶이다. 작은 땅, 작은 집, 작은 당신, 소박한 밥상이 큰 충만함이 되는 그런 삶이다.
중요한 시기니까 진짜 고민과 실천을 깊으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결단력 있게 해야겠다.
p.s 용환이 아저씨(72세)가 기술센터까지 태워주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어르신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농사를 지어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아끼면서 살고 남는만큼 모으는 것이다."
"바쁘면 돈 쓸 시간도 없다."
공감한다. 그리고 바쁘고 안 바쁘고를 떠나서 돈이란 건 없으면 안 쓰면 된다. 돈 떨어지면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친다.
밖에서도 지치지만 집에서도 지친다. 삼촌은 나중에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일단 후계농을 신청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늘 센터에 다녀왔다. 나는 신청자격은 갖추었다. 하지만 젖소 구입에는 자금이 나오지 않는다. 삼촌 축사를 이용하겠다고 할 수도 없다. 현재 우리 축사는 작년에 '증축 및 보수'로 사업비를 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토지구입 및 축사 신축으로 후계농을 신청하거나 특정 작목을 새로 정해서 신청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집에서는 융자 받을 수 있는 돈은 다 받는 것이 좋고 그 돈으로 땅을 사라고 하신다. 삼촌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하는지 짐작은 하고 계시지만 나 같은 마음으로는 생활비를 마련할 수 없다고 생각하신다.
나는 큰일(농사의 사이즈나 소득)도 싫고 땅을 사겠다고 사업비로 빚을 지는 것도 싫다. 나는 종종 남들한테 농부가 되겠다는 것이 직업 선택적인 측면이 있다고 한다. 내가 직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세상의 기준에서 봐서 그렇다는 것이지, 직업이니까 도시에서 직장 다니는 것처럼 살고 싶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밭이나 논에서 일하고 있을 때가 좋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농부는 삶의 방식과 관계가 있는 것이지, 고소득과는 관계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작은 삶이다. 작은 땅, 작은 집, 작은 당신, 소박한 밥상이 큰 충만함이 되는 그런 삶이다.
중요한 시기니까 진짜 고민과 실천을 깊으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결단력 있게 해야겠다.
p.s 용환이 아저씨(72세)가 기술센터까지 태워주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어르신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농사를 지어서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아끼면서 살고 남는만큼 모으는 것이다."
"바쁘면 돈 쓸 시간도 없다."
공감한다. 그리고 바쁘고 안 바쁘고를 떠나서 돈이란 건 없으면 안 쓰면 된다. 돈 떨어지면 담배를 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