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소는 발굽이 두 개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 개인 동물한테만 생긴다. 

 예전에 강릉에서는 구제역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소가 있으면 소 혀에 왕소금을 박박 문대거나 발굽사이에 생긴 수포(물집)를 인두로 지졌다고 한다. 그래놓고 소가 살아남으면 좋고 죽으면 죽는대로 잡아 먹어서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구제역은 치사율이 높지 않다. 

 어른들께 들은 이야기라 기억해 둔다.


 사진에 찍힌 젖소는 이름이 '얼룩이'다. 물론 젖소들은 다 얼룩얼룩하다. 얘는 낯을 많이 가려서 사료를 먹다가도 사람이 다가가면 사료통에서 고개를 뺀다. 그리고 다른 소들한테 힘에서 많이 밀리는지 자기 몫을 잘 못 챙겨 먹었었다. 같은 칸에 있는 소 다섯 마리 중에서 가장 먼저 새끼를 낳을 소인데 다른 애들에 비해서 너무 말랐다. 그래서 요즘에 특별관리하에 두고 엄청나게 많이 먹이고 있다. 그랬더니 약간 살이 붙는 것 같다. 

 사진은 약간 사나워보이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엄청 순하게 생겼다. 


 가운데 있는 소가 '먹쇠'다. 먹쇠는 얼룩이랑 같은 칸에서 살고 있는데, 사료 먹을 때,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우악스럽게 처먹는다. - 나머지 소들은 대체로 고개를 쳐박고 먹는다. - 작은아버지가 가끔 "이 새끼 또 고개를 쳐들고 처먹네."라고 하시면서 사료 먹고 있는 놈 이마를 툭툭 때리신다. 그래서 가끔은 나도 따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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