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피곤해서 자기가 싫다. 누우면 바로 쓰러지겠지.
우리집은 내가 1살 때부터 신월동이었다. 태어났을때는 영등포구 도림동이었다. 한강 이남이지만 한국에서는 송파, 서초, 강남구만 강남이라고 한다. 지금 사는 집은 사진의 아파트(공사 시작한지 일년이 넘었는데, 아직 짓고 있다. 중간에 업체가 부도가 나서 다른 업체가 들어왔다고 한다.)입장에서 오른쪽에 있는 다세대 주택이다. 얼마전 읽다만 책에 따르면, 다양한 슬럼의 형태중의 하나인 다세대 주택이다.(물론 책에 나왔던 것은 청나라 시대의 대저택에 몇 백명이 우글우글 사는 형태였다만...) 이사 온지 7년쯤 된 것 같은데, 이사오기 전에는 아래쪽 사진의 버스 푯말이 있는 동네에 살았다. 그러니까 우리집은 7년전에 신월 1동에서 신월 3동으로 이사왔다. 김포공항이 근처여서 사진에 보이는 저 하늘로 수시로 비행기가 다닌다. 몇년전 동들을 합치려고 했을 때, 신월 1동 사람들은 신월 3동과 합치기 싫다고 했었다. 3동은 비행기 소리가 더 시끄러워서 집값이 더 싸다는 이유였던가.... 지금 다시 동들을 합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3동과 5동 양쪽에서 다 서로 합치기 싫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비행기 소음 피해 보상' 이런것 때문에 '성환네 식품'을 운영하다가 'xx 치킨'으로 업종을 바꾼 우리 대머리 통장 아저씨(민방위 훈련 가면 통장아저씨가 도장 찍어주고 한다.)가 늘 바쁘신데, 우리 같은 세입자는 보상이 되더라도 해당사항이 없다. 당연하다고? 이 동네에서 30년 살았는데도 당연한건가?
이름부터 달동네인 신월동은 1동부터 7동까지 있는데, 다 고만고만하다. 그런데도 집값 같이 사소한 걸로 서로 섞이기 싫어한다. 섞이는 건 나도 반대인데, 동사무소가 멀어지면 귀찮은 일이 많기 때문이다. 저 아파트 뒤로 15분만 걸어가면 '안녕히 가십시오 서울특별시'가 나오는 곳이 아닌가...(내가 다닌 중학교에서는 1분 거리, 그곳에서는 비행기가 정말 머리위로 지나가서 자세히 보면 비행기 하부에 용접을 몇 번 했는지도 알 수 있을 정도다.)
내가 우리 동네를 무척 좋게 생각하는 점은 안그래도 싼 집 값이(우리집 꽤 넓은 방 세개 다세대주택인데 전세 보증금이 5500 이다. 이사왔을 때부터 그대로다.) 더 떨어지고 있다는 점일까? 최근에 전봇대들에 1000에 방 세개 월 30 짜리 찌라시가 많이 붙어 있다.(이런 찌라시는 도시가스를 항상 강조한다! 왜?) 지난 일요일에 동생이랑 자판기 커피 빼 먹으러 나왔다가 저 아파트 누가 와서 살까? 내가 물었더니 동생이 우리가 살고 싶다고 했는데, 2억은 하지 않을까 얘기하길래. 내가 지금처럼 피곤하게 일해서 10년 벌어야 되는데... 말도 안되고 8천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다. 솔직한 내 생각이 그렇다. 역시 현실적으로 지방으로 가는게 맞겠다. 지난주에 잠깐 본 다큐에서는 인천 남동공단 공구상 아저씨가 손님으로 온 공장 사장님이랑 담배 뻑뻑 피우면서 저 옆에 xx(이름이 정확히 기억 안 나서... 암튼 대기업의 복합 건물을 말하면서) 평당 5000이었다고 신문지 한장 깔고 5천인데, 여기가 서울 한복판도 아니고 누가 장사하냐고 성질을 내셨었다. 현실적으로는 그 아저씨 얘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저 아파트 바로 아래 보이는 건물이 2층 짜린데, 2층이 내가 청춘을 꽤 오랫동안 불살랐던 봉제공장이고(추억이 많다.) 1층이 둘째 이모가 21년째 운영하고 계시는 '호남기사님식당'이다. 나는 우리 동네가 좋다. 그리고 뭔가 새로 짓는 것들에는 짜증밖에 안난다.
아무튼 이제 자야겠다. 내일도 갈길이 멀다. 퇴근이 만날 늦더라도 확실한 주 5일제, 아니면 주 6일제더라도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정시퇴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