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로 서울 다녀왔다.

 아버지는
전복죽을 잘 먹었다. 매운 순대국을 반 정도만 먹었다. 추어탕을 아주 맛있다고 하면서 먹었다. 한 개에 천 원하는 시장 빵집 머핀을 단 거라 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두유를 먹는데, 빨대를 꽂을 줄 몰랐다. 혼자 있을 때는 이리저리 해보다가 결국 빨대를 꽂아 먹긴 하는 것 같다. 청바지가 입고 싶다고 하면서 츄리닝 위에 청바지를 입었다. 바지를 벗으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다. 자크 올리라 했는데, 자크가 뭔지 몰랐다. 청바지 단추를 못 채워서 내가 도와줬다. 먼저 입던 바지에 있던 허리띠를 갈아입은 바지로 옮기지 못했다. 이건 혼자 있을 때 이리저리 해봐도 못했을 것 같다. 틀니 끼우는데, 1분이상 걸렸다. 반팔 입고 밖에 나가려고 했다. 물론 날이 춥진 않았다. 살아야지,란 말을 또 했다. 요양원에서 사는 것도 사는 건가 생각했다. 머리빗을 구두주걱으로 쓰려고 했다. 친구에게 전화 해본다고 하면서 티비 리모콘을 집어 들었다. 일회용 면도기를 맨 얼굴에 들이댔다. 비눗물을 얼굴에 묻히고 면도하라고 했는데, 비눗물이 뭔지 잘 못 알아 듣는 것 같았다. 며느리를 사모님이라 했다. 이름을 잊어서 그런가보다. 오늘 아침에 본인 피를 빨아 먹고 퉁퉁해진 모기를 10마리 이상 잡았다. 모기가 피 빨아 먹은 것에 대해서 뭐 어떠냐고 했다. 아침엔 8시에 일어났고 낮잠을 자지 않았다. 그리고 엄마는 언제 오는지 자꾸 물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다. 아직 내 이름을 잊지 않았다.

 나는
많이 피곤하다. 내일 출근하기 싫다.  

아버지 집 티비 다이 아래. 쓰지는 않는데 예뻐서 이렇게 해 놨다고, 보기에 좋더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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