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 냄새


여름이 끝나가는 퇴근길
묵지근한 공기에 섞여
차 안으로 들어오는 소똥 냄새
길 양쪽으로 우사라고 부르는 소 사육장
소똥과 메탄가스를 생각하고
명절에는 한 번씩 먹게 되는 소고기를 생각하고
8월이 끝나도록 불같이 뜨거운 날씨와
9월 추석에 먹을 소고기 중에
어느쪽이 내 삶에 더 깊은 관계가 있나
결론이 없는 자주 하는 생각
소똥 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 유기견 울부짖는 소리 못 살겠다 -
- 개보다 사람이 먼저다. -
- 유기견장 확대 결사반대 -

동물사랑센터 확대 반대 현수막을 지나고
소는 되고 개는 안되나
소는 똥을 싸도 청정지역이고
개가 짖기만 해도 물이 더러워지나
머리 끝까지 차오른 욕을 소똥 냄새 가득찬 차안에 내뱉는다
소는 고기가 되기 전까지 똥을 싸고
주인이 버린 개는 안락사 당하기 전까지 짖고
인간만은 뭘 해도 되는 세상에
나는 내일 출근길에도 이곳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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