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미&마그리

그때그때 2008. 4. 2. 15:45
 무슨 회사 이름같다. 아니 영화사 이름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어제 화섭이랑 술을 마셨다. 애초에는 신애가 예매해 준 영화를 보는 게 목적이었지만, 급한 사정으로
티케팅만 하고 가볍게 한잔, 그리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급한 사정을 마무리 하고 또 가볍게 한잔......

 지후는 화섭이랑 나랑 사귀냐고 했건만 당연히 그런건 아니고 내가 화섭이를 좋아하는 연유는 그가 어제 나를 갈군데서 찾을 수 있는데..... 일단 화섭군은 내가 술 많이 마시고 나면 사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그 마음에 크게 동조하지 않으면서 남들이 뻔히 하는 술 마시면 어떻더라는 식으로 갈구는 것이 아니라...'사람을 하나 잡고 몰아 붙이더라'는 식으로 갈구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저 어떤날들에는 그런날들도 있는 것이지만 그렇게 이야기 해주니 기분이 좋았다.

 또 일전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나를 서대문역 쪽으로 데리고 갔었는데, 그걸 내가 눈치챈 것이 마음에 들었었고 또 어제는 보려던 영화에 대한 스케줄 변동으로 마음이 복잡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어이너무한거아냐'라는 문자로 내 마음을 가볍게 해준것도 마음에 들었다.
 
 지후로부터 힘을 얻은 나의 반격은 화섭군은 그토록 나랑 친한 친구인데, 왜 그때의 술자리에서는 승원군을 위해서 반격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친한 친구가 반격하면 수그러들 것도 같은데.... 어쩌면 반격을 했는데, 내가 전혀 들은척도 하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은 그냥 드는 생각이다.

 반격 이야기는 때려치우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다고 대답하는 고구미군이 실로 마음에 들었던 어젯밤이어서 함께 여관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기도 했던 밤이기도 했는데, 실제로는 노란색 달 모양의 포근한 어떤 곳이 맞는 것이다.

 이렇게 연애편지라도 쓰는 식으로 늘어놓고 나니 정말 사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는 거~~ 후후후

 지후는 내게 반격의 힘을 주는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참 기분이 좋은 시원한 봄밤이라고 쓰고 싶지만 뿌옇고 차가운 한낮이다. 오늘 날씨 왜 이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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