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버지랑 통화했다. 물론 어제 아침에도 그제 아침에도 통화했다. 내가 코로나 걸린 기간동안에는 약간 멍한 느낌으로 통화했는데, - 코로나란 말을 모르는 아버지가 괜찮냐고 걱정해 줌. - 격리 끝나고 어제부터 출근해서 그런지 어제랑 오늘의 통화느낌은 평상시랑 같았다. 내일은 아버지 병원 가는 날이다. 한 달 전에 추가된 약의 갯수를 늘릴지 의사가 판단할 거다. 아침 9시 40분 예약이라 원래라면 오늘 밤에 내가 서울에 가려고 했다. 산불조심 기간에 산불 담당자가 코로나로 너무 오래 쉰 부담감에 내일이 산불근무라 어제 동생에게 아버지랑 같이 병원에 갈 수 있겠는지 묻고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다. 오늘 오전에 본인이 아버지랑 병원 가겠다고 톡을 보내왔다. 다행이다. 내 걱정을 알고 있던 아내도 다행이라고 했다. 같은 자식이라도 더 예쁜 자식이 있으니 부모중에 더 소중한 쪽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핏줄이란게 예쁨과 소중함의 차이가 크지 않다. 나도 동생도 각자 몫이 있다. 동생이 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난다. 동생보면 아버지가 많이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 둘이 원래 친함 - 동생에게 '아버지 잘 살펴라 울지 말고' 라고 톡 보냈다. 동생한테 '왜 울어? 그 정도셔' 답장이 와서 아차했다. 우리 아버지 그 정도는 아니다. '울지 말고'는 아버지 만나면 울 것 같은 내 마음일 뿐이다. 막상 만나면 안 울겠지만. 마음은 그렇다.

 브라더, 의사랑 얘기 잘 하고, 애들 사진 많이 보여드리고 아버지 잘 살피고, 점심 맛있게 같이 먹고 데이케어센터까지 잘 바래다 드려라. 울지 말고.

 동생은 다음달에 혈압약 타는 진행때도 본인이 아버지에게 가겠다고 했지만 다음달에는 가급적 내가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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