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팔자가 늘어졌다
떵떵거리며 사는 놈들을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들리없는데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만 생각하니
4월 바람부는 일요일 오후
막연히 바다를 향해 걷는 내 팔자가 늘어졌다
며칠전 앞도 뒤도 없는 삶에 대해 누군가 말했고
그렇더라도 살아있다면 무언가는 있을텐데
내 앞은 어디고 내 뒤는 어딘가
앞은 바다 뒤는 집 집은 생활 생활은 팔자
강따라 곳곳에 자리잡은 강태공들마냥
개 데리고 산책 나온 앞에 걷는 아주머니마냥
멀리서 함성을 지르는 축구하는 사람들마냥
주책없이 피어오르는 푸른 잎들마냥
앞도 없고 뒤도 없는 파도마냥
내일도 내년에도 변할 것 없는
내 팔자가 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