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밤 10시,
동서울 터미널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짠내가 흐른다
터미널에서는 항상 뭔가를 굽고 있다
마른오징어, 문어발, 쥐포, 옥수수, 군밤
방금 도착했거나 어딘가로 가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터미널에는 그들의 인생이 구워지는 냄새가 난다
파는 사람, 사 먹는 사람, 그냥 지나치는 사람까지
다들 뭔가를 구워 먹고 산다
자신이건 남이건 구워 삶는 삶고 산다
누구나 벗겨지거나 벗겨먹은 허물 하나쯤 안고 살고
터미널에는 인생들이 스치며 만든 짠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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