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쌈을 먹다
삶은 고기를 먹는다
삶는 것과 찌는 것의 차이는 뭔지
어차피 삶은 찜통이 아닌지
뼈와 기름이 적당히 붙어 있는 삶은 고기를 먹는다
적당하다는 말보다 적당하지 않은 말이 없고
오늘도 적당히 보낸 하루가 끝나는 중이다
상추에 고기를 얹고 마늘, 고추, 김치 같은 것을 그 위에 얹어서 먹는다
싸 먹으니까 보쌈인가
가능하다면 삶도 한 입에 쌈 싸먹듯 살고 싶다
내 뱃속의 고기가 된 돼지의 삶
고기는 삶아 먹어야 맛이고 삶은 고기다
삶은 고기 삶은 고기 삶은 고기
삶은 고기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