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는 밤

작은방, 말하지 않는 밤
빈 구석에 웅크린 채
침으로 마른 침묵을 적시고
침묵에 꽃을 피웠네
여름밤, 말하지 않는 작은 방
적막에 꽃이 바스러지고
꽃 부서진 자리 아토피처럼 가렵네
긁은 자리마다 싱싱한 생채기가 피고
마른혀로 상처를 핥았네
상처는 아물고 매미소리 시끄러운데
내가 내게 말하지 않는 밤은 끝나지 않고
뱃속에 마른꽃만 자꾸 피고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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