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강

해질녘 스스로 붉은강
빛나지 못한 삶을 반쯤 담그고
붉게 반사된 얼굴을 본다
내가 모르는 얼굴
해가 졌는데도 여전히 빛나는 얼굴
한걸음 한걸음
온몸을 물에 담그면
모든 얼굴들이 웃으며 나를 본다
스스로 붉은 강물 속에서
바다로 가라고
아침이 오기전에 얼른 바다로 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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