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광식육점

가게 앞 빨랫줄에 나란히 걸린 목장갑
기름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뽀얀 목장갑
가을볕에 억새마냥 반짝이는 하얀 목장갑
육식은 뼈를 잡고 살을 뜯는 일
생의 모든 기억은 피와 뼈의 투쟁
기억은 남거나 사라지는 것
바람을 맞으며 몸을 말리는 태연한 목장갑 
부자가 되지 못한 어느 칼잡이의 손때가 묻은 오래된 목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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