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다.

그때그때 2007. 9. 23. 20:35
 음양의 기운이 같은 날, 내가 태어난 날, 내가 좋아하는 날이다. 밤과 낮의 길이가 같기 때문에 음양의 기운이

딱 반씩 지구에 영향을 주는 날이다. 출근길에 비가 한 방울씩(정말 한 방울씩) 떨어졌다. 난 비 맞는 걸 워낙

싫어한다. 자연스럽게 우산을 썼다. 버스에 타서 잠깐 든 생각은 이랬다.

 만약에 3초 마다 한방울씩 떨어지는 비를 한 시간동안 맞는다고 해도 사람이 젖지는 않을 것이다. 젖는다는 건

낙숫물이 바위에 구멍을 뚫는 것과는 아주 다른 차원의 것이니까. 내가 비를 맞는 걸 싫어해서 좀처럼 젖지 않는

사람이 되버린 걸까? 되버렸다면 비 맞는 건 언제부터 싫어했을까? 정말 쓸데없는 생각들이다.

 연휴에 출근하는 건 참 좋다.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원래는 웅성거려야 하는 바깥 사무실이기 때문에

휴일의 출근이 좋은 것이지 애초에 바깥 사무실이란게 존재하지도 않고 늘 혼자만 있어야 한대도 내가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아닌쪽이 더 세다. 어쨋든 나는 젖는 스타일도 아닌데,

원래는 웅성거려야 하는 바깥 사무실이 있는 쪽이 좋다. 지독한 모순이다. 아니 이건 모순도 아니고 자기기만도

아니다. 나는 보호가 안 되는 사람인걸까? 그것도 꼭 그렇지는 않은데... 그래서 삶은 흘러하고 존재들은

너풀거린다. 사방팔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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