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17/01/21 | 1 ARTICLE FOUND

  1. 2017.01.21 20170121 - 어쩌다 하나씩

가루

몸을 긁는다
겨울은 건조하다
차가워서 습기가 얼어버리나
계속 몸을 긁는다
옆구리, 등짝, 허벅지, 종아리
손이 닿는 곳은 다 건드린다
살가루가 날린다
쌀가루처럼 뽀얗다
그래, 우주도 가루 한 점에서 시작됐지
가루로 끝나지 않는 것은 없지
몇해 전 겨울의 화장터와
가루가 된 내 아버지가 머릿속을 스치자
내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
가루가 되는 일로 대를 잇겠구나
삶이란 게 가렵고 우습다
자꾸 몸을 긁는다
밀가루 같이 허연 몸에서
살가루가 떨어진다
겨울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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