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에 '나는 난로다' 행사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다. 강화에는 새벽부터 비가 왔다. 집에서 송정으로 송정에서 공항으로 에서 전주로 에서 완주군 고산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많은 여정이었다.

강의는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서 열 효율이 높은 나무난로를 만들어 이용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은 이러이러하다는 내용이었다. 카페에도 다 올라와 있는 내용이지만 관심이 없어서 잘 안 읽게 되는데 직접 들으니까 내용이 쏙쏙 들어와서 좋았다.

김성원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나란애는 - 어쩌면 인간은 - 즉각적으로 필요한 것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큰 관심이 없음을 알았다. 그것은 응당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당장 다음주부터 써야할 난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도 아니고 내가 적정기술에 무척 큰 관심을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 해봐야지 정도에서 생각이 멈췄다. 앞으로는 당장 필요한 것에 대한 강의나 직접 해볼 수 있는워크숍에만 가야겠다. 일단 올해는 다른 일들보다 동네에 적응하고 농사를 잘 짓는 것에만 집중해야겠다. 적정기술, 협동조합, 마을가꾸기도 좋지만 내가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농사 열심히 잘 짓는 거랑 기타 치는 거니까 그렇다.

뭐 올겨울에는 당장 난로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때 생각하자

말로만 태연한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은데서부터 좀 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제는 아내랑 기술센터에 가서 강의를 들었다. 유천호 군수가 나라의 규정을 어기고 - 자기 말 안 듣는 인사 계장도 경질하고 - 본적이 강화도 이거나 강화에서 오래 산 사람들만 공무원으로 뽑았다는 얘기를 했다. 자기가 군수가 되고 군청에 불이 열한시까지 꺼지지 않고 다들 열심히 일한단 얘기를 자랑스럽게 했다. 과속 방지턱이 너무 많아서 학교 앞에 것만 제외하고 다 없애기로 했다는 얘기도 했다. - 오늘 들은 얘긴데 선거유세 중에 과속방지턱에 사고 난적이 있다고 한다. 들은 얘기다. 또 들은 얘긴데 군수가 되고 600명 공무원 중에 250명이 자리이동을 했다고 한다. - 내가 한다면 하는거야라는 점이 박은혜랑 닮았다. 같은 당이라서 그런가보다. 문제는 어제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이들이 군수의 그런 얘기들을 호의를 갖고 듣는 것 같았다는 거다. 나만 아니면 돼, 농민들 한테만 잘하면 돼. 뭐 이런건가?

설이 새끼는 암놈이고 이름은 몽실인데 아직은 젖을 먹고 덩치는 큰데 귀엽다. 몽실이는 귀여운데, 나는 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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