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6 - 강원도

그때그때 2012. 11. 27. 00:55
강릉이랑 속초에 다녀왔다. 사람들을 만났다. 각자의 삶이 있고 나와 다른 공간에서 다른일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부러워할 수는 있다. 아는 사람을 부러워 하는 마음도 우정의 일종이다. 타인의 삶에 대한 걱정과 근심뿐 아니라 질투와 시기도 우정의 일종이며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ssy와 시드, 고구미를 만나서 뱃속에 있는 얘기들을 쏟아냈다. 나도 내 뱃속에 무슨 얘기들이 있는지 잘 모른다. 만취해서 쏟아내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그리한 다음날은 후련함과 만취에 대한 후회가 함께 밀려온다. 여튼 강릉에서 친구들이 나를 잘 보살펴줬다. 친구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고맙다. 꼭 우리집에도 놀러오기를 바라본다.

금산에 가서 강릉 떠날 때 미처 챙기지 못한 털신을 찾았고 작은아버지를 만났다. 버스를 타고 영전을 지나 금산에 내리자마자 포근한 기운이 마음까지 감싸는듯 했다. 고향에 온 것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강릉에서 소똥도 치우고 소들 밥도 주고 옥수수, 감자, 보리, 벼도 심고 고추를 심으며 당신 생각에 울기도 하고, 산불조심도 다녔다.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고향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같다. 삼촌과도 서로의 장래 계획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저 잘 할게요.

속초에서 영농 친구들을 만났다. 맛난걸 많이 먹었다. 많이 마셨다. 많이 떠들었다. 회도 대구지리도 오리백숙도 등심도 좋지만 속초의 정든식당에서 먹은 장칼국수가 가장 맛있었다. 두 번 먹었다. 식당 이름부터가 마음에 쏙 든다. 언젠가에는 국수를 좋아하는 지후랑 같이 먹어야지.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의 삶과 영농에 충실한듯 했다. 나도 그들의 눈에 그렇게 보였을까? 스스로는 뭔가 성에 차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겠지. 초조해하지 말자.

이번주는 차분차분하게 가자.



고성의 숙소. 영화 타워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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