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2
어머니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하고
아버지는 상기된 얼굴로 웃는다
지방법원 대기실에
한 이불에 들던 사람들이 잔뜩 들어앉았다
법이라는 이름 앞에 엄숙해진 사람들은
판결의 시간만을 숨죽인 채 기다린다
꿀꺽,
어디선가 침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쾅쾅쾅
법원문을 나서는데 우연처럼 비가 내린다
사람은 셋인데 우산은 하나다
방금 이혼한 두 사람이 자연스레 한 우산 아래 든다
아버지는 이제부터 미쓰 김이라고 불러야 하냐며 농을 치고
어머니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불안한 마음에 밤은 지샌 어머니는
여전히 아버지의 품에 들었다
바다에 노니는 푸른 생선 같았을 두 사람의 꿈이
우산을 때리는 빗방울 되어 흩어진다
나는 두 사람의 꿈에 갇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