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빨리 마시는 편이다. 빠른 속도로 많이 마시고 집에 와서 아내한테 헛소리 좀 하다가 점점 취하는 걸 느끼면서 일찍 자는 걸 좋아한다. 일찍 자기에 다음날 숙취가 없는 편이다. 1차에서 술을 많이 먹기에 2차를 가거나 한 자리에서 오랜시간 늦게까지만 안 마시면 술 먹고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어제 친구랑 기분 좋게 한 잔 먹었다. 7시에 시작해서 9시 전에 헤어졌다. 이렇게만 먹자.
 
 아버지 스트레스가 심할 때, 술 취해서 집에 오면 햄버거를 자주 시켜 먹었다. 햄버거를 우걱우걱 씹으면서 '이게 뭔 짓인가' 생각하지만 술 취함이 부르는 허기에 번번히 지고 말았다. 올해는 목디스를 포함해서 몸이 안 좋았기에 그런 일이 없었는데. 어제 포함해서 최근에 두 번, 취해서 잠들었다가 중간에 깨서 잠들기 전에 배달시켜 놓은 햄버거를 먹었다. 목디스크가 많이 나아져서 그런가? 숙취에는 좋으려나? 입천장이 찢어지는 줄 알면서도 술 취하면 크라운 산도를 입안에 계속 집어 넣는다는 친구 생각이 나네.  
 
 생의 모든 스트레스를 술로만 푸는 것도 문제긴한데, 술 먹고 햄버거 먹는 걸로 한 번 더 푸는 건 더 문제란 생각이다.  핑계가 뭐든 먹는 행위 자체에는 어떤 보상심리가 반영돼있다. 근데 폭식은 아무것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정신 차리자, 란 자각이 있더라도 진짜 정신 차려야 정신 차리는 거다. 정신 차리자.
 
 얼마전 생일이 지난 친구한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 생일에도 연락 안했다' 문자 보냈더니 '무소식은 무소식이고 희소식은 희소식이지'란 답장을 받았다. 모든 게 뜰앞의 잣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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