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
바람은 남남서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맥을 뜨겁게 넘는다
북태평양 발이든 남태평양 발이든 남풍은 뜨겁고
산맥을 넘은 서풍은 더 뜨겁다
엘리제의 여왕이 부른 노랫말처럼
며칠 밤을 새워 열풍이 울고 있다
더위란 말 보다 폭염이란 말이 더 익숙한 21세기
폭염의 다음가는 말을 생각해본다
炎자 앞에 狂자를 붙여도 되지만
더위 -> 폭염 -> 불지옥이 더 순리같다
순리에 맞아야 신뢰가 있고
정의롭지 않은 법의 순리는 지들 편한대로지만
더위는 일단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뿌려진다
지옥에 가지 않은 사람에게 지옥은 늘 멋지고
열대야의 지옥에서 빗겨나있는 나는
공평이란 말을 생각한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낀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남의 배려와 희생에 미안해하기만 하면서
기어이 목적을 이루고 마는 사람이 한 명 떠오르고
그런 걸 시늉이라고 하나?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배려하고 희생하는 사람도 되지 말아야지,
뭔가 이루려 하지 말고 평범하게 타 죽어야지 생각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