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에 면회 다녀왔다. 오랜만에 아내랑 함께였다.

 아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얘기를 하고 나랑 아내는 그렇다고 하거나 아니라고 하고 내 대답을 들은 아버지는 골똘이 생각을 하다가 말을 멈추거나 또 알 수 없는 얘기를 하고의 반복이다.

 최근 두 세 달 사이에 아버지 때문에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힘들어 하는 게 소식지를 통해서도 느껴지고 면회가서 선생님들 얘기 직접 들으면 더 느껴진다. 뭔가 본인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를 때린다거나 하는 등의 폭력 성향만 발현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끼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어 갔는데, 겉옷 주머니에 전화기가 없길래 전화기 집에 두고 온 줄 알았다. 그래서 엄마랑도 동생이랑도 영상통화를 못했다. 면회 마치고나서 전화기를 발견한 게 아버지한테 미안했다. 내가 전화기를 찾기 위해서 조끼 주머니까지 뒤져보지 않은 건 영상통화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내 안의 잠재된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그게 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했다.

 지난주에 인감도장이 필요한 일이 있었는데, 내 인감도장이 없기 때문에 인감도장을 쓰려면 인감을 새로 등록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아버지 인감도장을 내가 갖고 있는데, 굳이 새로 도장을 팔 필요없이 아버지 인감도장을 내 인감도장으로 등록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 동사무소 담당자가 도장에 한자가 왜 한글이랑 달라요? 라고 묻을 것도 아니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K장남이 어쩌구 저쩌구 해서 살짝 마음 상했다. - 치매도 대를 잇고 인감도장도 대를 잇고 - 내가 그 얘기를 한 건 도장 새로 파기 귀찮음이 더 컸는데, 아내는 대를 잇는 쪽으로 받아들여서 그렇다.  

 아버지에 대한 기록으로 기록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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