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3 - 오늘도 놀았다


어제는 동네 길가에 풀 자르는 일을했다. 근 두 달 넘게 그냥 놀고 있다. 오늘도 별일 없이 놀았다. 참 좋다. 저녁에 비가 그친 하늘이 멋지길래 은행나무 뒷동산 정자에 갔었다. 공사하는 사람들이 쌍안경을 설치해 놓고 갔길래 북한땅을 봤다. 아주 선명하게 잘 보였다. 야산 중간에 '위대한 김일성 수령 혁명사상 만세'라고 적어 놓은것도 보였다. 뉴스에서만 보던걸 실제로 봤다. 퇴근 시간인지 사람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것도 봤다. 연립주택 단지와 야산 사이에 소 키우면 좋을거 같은 초원이 있다. 통일되면 연백땅에서 농사지어야 하나. 생각했다. 짤방은 집에 와서 찍은 북쪽 하늘이다.



20140905 - 수업, 교통사고, 복권, 명절, 피곤


어울림 학교 수업을 위해 배를 타고 나가면 선생님 중에 한 분이 우리를 데리러 오신다. 어제 학교로 이동중에 경미한 교통 사고가 닜다. 아주 경미한 사고였다. 우리차를 건드린 차를 운전한 아저씨가 자기가 못 봤다고 순순히 인정해서 보험처리하고 금방 학교로 왔다.

수업은 재미있었다. 요즘 기억나지 않는 악몽들을 계속 꾼다. 교통사고까지 났으니 이건 복권을 사라는 계시다. 오늘 아침에 서울에서 복권을 싰다. 잘 됐으면 좋겠다.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고향을 찾아 섬으로 들어오고 나는 엄마 만나러 섬에서 나간다.

어제 나갔다 오늘 들어오고 내일 조개 잡고 모레 또 나갔다가 두 밤 자고 들어온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오늘 섬에 도착하자마자 드는 생각이 집에 오니까 참 좋다.였다.

내일 조개 많이 잡아서 집에 갈 때 포도 사가야겠다. 짤방의 뒷밭의 술패랭이꽃.



20140912 - 조개잡이


어제랑 오늘은 조개를 잡았다. nll을 넘어가서 조개를 잡았다. 일년에 한 번 뿐인 이벤트다. 어제는 38킬로 오늘은 32킬로를 잡았다. 킬로그램애 사천원 씩만 계산해도 28만원이다. 그러니까 나는 돈을 벌었다. 많이(?) 벌었다.

동네 아저씨들도 많이 나왔다. 떼돈을 준다고 해도 오늘은 못 나오겠다던 아저씨가 오늘도 나왔다. - 북쪽 뻘은 푹푹 빠지는 구간을 지나야 조개잡이 구간이 나온다. - 내일은 쉬고 싶다고 했던 나도 오늘 또 나갔다. 생(업)이란 그런 것이다.

별것도 아닌 이 생이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제랑 오늘 이틀동안 발바닥이 더랍게 많이 찢어진 건 나를 힘들게 하진 않는다.



20140929 - 땅콩, 고구마 꽃


고구마 밭에 들렀다. 너무 오랜만에 들렀다. 무심한 밭 임자 보란 듯이 밭은 초토화 상태였다.

고구마 꽃이 피었다. 꽃이 피게 해서 미안하다.

땅콩을 수확했다. 다행히 우리 먹을만큼은 된다. 고구마를 캐봤다. 우리 먹고 조금 팔 만큼은 나올것 같다.

밭에게 고구마에게 땅콩에게 메주콩에게 미안하다. 나는 부끄럽다.

이렇게 농사 짓진 말아야지. 생각했다.

 

20141013 - 들깨


들깨 정리중이다. 그럭저럭은 된거 같다.

한 번 더 바람에 날리고 씻어서 말린다음 기름 짜면 들깨의 임무 완료




20141019 - 고구마 정리


새벽에 밭에 가서 먼저 정리하던 고구마 정리를 미무리했다. 팔 것과 안 팔 것으로 분류해서 안 팔 것은 그냥 버린다. 문제는 버리는 게 반이다. 굼벵이가 너무 많이 먹은 것, 아주 큰 것, 아주 못생긴 것은 버린다. 고구마 받은 사람이 기분 나빠지면 안되니까 그렇다.
 
으.... 이렇다. 심하다.

아침 먹고 40킬로짜리 쌀 자루들고 밭에 가서 고구마를 담았다. 19자루 가득 담았다. 점심 먹고 이장님 차를 빌려서 잽싸게 싣고 집으로 왔다. 잽싸게 내리고 차 갖다 드리고 아내랑 정리를 시작했다.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우체국 택배값도 50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랐고 요즘 고구마 값이 싼 편이라 이런저런 걱정을 한다.

고구마 정리 하고는 깻대 태우고 고추랑 오이 정리하고 지줏대 뽑았다.

마음은 벼베는 현장에 몇 번이고 있었지만 몸이 한 개 뿐이라 그러질 못했다.

형들, 고구마 얼른 보내고 벼베기 다시 참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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