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1 - 오리알


오월이네. js형네 못자리에서 오리알을 봤다. 신기했다. 참으로 먹은 국수에 달걀대신 풀려 나왔다. 덤덤했다.

오늘까지로 유박을 다 뿌렸다. 지게차랑 트랙터가 없어도 되는 벼농사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일부터 논을 간다.



20130504 - 장갑


꽃이 그러하듯이 장갑도 모여 있으면 예쁘다.



20130505 - 마을사업


현재 섬에 마을 사업이 하나 들어와 있다. 25억 예산으로 작년에 시작해서 내후년에 끝난다. 이름하여 볼음도 저어새 생태마을 사업이다. - 추진 위원장님은 생태계 마을 사업이라고 부른다. -

사업이 진행되는 모양을 가만히 살펴보면 볼음 1리와 2리 주민들간의 갈등, 교회 다니는 주민들과 아닌 주민들 간의 갈등,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이 없는 일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 자기 할 말만 하고 집으로 가는 회의 문화, 절차를 무시하는 일 진행이 마음에 걸린다. 볼음도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사업에 대해서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고 하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다. 생태마을 사업을 하면서도 마을에 광산 개발을 하겠다는 업자에게 돈 얼마씩에 주민들 동의서를 받아주는 일도 짜증나는 일이다. 1억원의 용역비를 받고 건축 사무소에서 만든 사업 설계는 그럴듯하다. 그런데 그 건축 사무소 직원이 이곳에 왔다가 갔는지 왔으면 얼마나 있다가 갔는지에 대해서는 마을사람들 누구도 모른다.

암튼 진행하는 모양새가 빡치는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업을 통해서 섬 곳곳의 쓰레기나 좀 치웠으면 좋겠다. 쓰레기 분리수거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장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명색이 저어새 생태마을인데, 섬에 쓰레기가 너무 많다. 어떤 분들은 쓰레기를 산에 갖다 버리기도 한다고 한다. 비닐이며 플라스틱까지 다 드럼통에 넣어서 태우는 것 만큼이나 부끄러운 일이다.

볼음도는 60만평의 논이 모두 유기농 인증을 받았고, 밭 주위나 길가에 쓰레기가 없는 섬이라고 소문나는 쪽이 저어새가 오는 섬 볼음도라고 소문나는 것보다 더 쉽고 섬 홍보에도 좋지 않을까? 아까 낮에 외부에서 새 사진 찍으러 오신 어떤 분이 마을 사업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길래 살짝 짜증이 났더랬다. 그런김에 썼다. 

2리 저수지 옆(나들길 바로 옆)에 있는 2리 쓰레기장, 1리 쓰레기장은 따로 있다. 작년까지는 적당히 쓰레기를 버리면 업자가 와서 가져가서 분리수거 했다고하는데, 분리수거 했는지는 모를일이다. 올해는 쓰레기 치워갈 업자도 아직 결정 안됐다고 한다. -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2리 주민은 맥시멈으로 잡아도 30명정도인데, 1리 주민은 미니멈으로 잡아도 180명이다. 쓰레기 저어새 생태마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뭔가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



20130508 - 어버이날, 불놀이


어제, 오늘은 논둑에 불놨다. 모내기 때, 논둑에 모판 내려놓는 등의 일을 함에 걸리적 거리지 않도록 논둑에 불을 놓는다. 불은 활활 잘도 탔다. 불도 타고 속도 탔다. 불이 지나간 논둑도 타고난 속도 후련해진다.

한적골 논 두 배미 중에 윗논에 물이 차다 말아서 막힌 곳을 뚤어줬다. 이제부터 매일 다녀야 한다.

어버이날이다. 마을 회관에서 점심을 먹었다. 젊은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들 밥을 해 드린다는 취지다. 내년에는 작목반 차원에서 카네이션이라도 준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버이 날인데, 엄마랑 통화는 못하고 불장난만 했다. 자다가 엄마 찾게 생겼다.



20130510 - 인삼


오전까지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js형, mj누나랑 산에 갔다. 왜 가는 줄도 모르고 가자니까 갔다. 난 조금 그런 스타일이다.

삼을 캤다. 산에서 삼을 본 것이 처음이라 신기했다. 2구짜리는 그냥 두고 3구, 4구 짜리만 캤다. 예전에 인삼을 키웠던 집들이 많았는데, 그 씨가 산으로 번진 것 같다는 것이 js형의 결론이다.

덕분에 삼을 먹었다. 힘내서 일해야겠지?



20130513 - 가재장


작목반 차원에서 볼음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가공하는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가재장을 만들었다. 식품허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맛을 잘 내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일단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을 벌였다. 아는 사람들에게 맛이나 보여주자는 취지여서 부담 없이 만들었다. 지후, 나, JS형 이렇게 셋이서 만들었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JS형은 간장을 손가락으로 휘휘 저으면서 손맛이 들어가야 더 맛이 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생협에서 간장, 멸치, 다시마, 양파를 구입했다. 하여 원가가 비싸다. 하루 지나서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O형이 강화에 가지고 나가서 20통을 다 풀었(팔았)다. 이제 문제는 수금이다.



20130518 - 인삼 2


js형이랑 산에 다녀왔다. 또 삼 캐 먹었다. 뇌두는 떼어내고 줄기랑 잎으로 삼을 둘둘 말아서 한입에 꿀꺽했다. 맛있다.

돌아와서 잠깐 삽질을 했다.

이렇게 밭 모양 만들어서 뭐든 심어 먹으면 되지. 농사가 뭐 별건가? 생각했다.

인삼을 먹어서 그런가 보다.

내일 비 그치면 남은 고추 한 판 마저 심어야겠다.



20130521 - 90일


이사 온지 세 달 지났다. 기분에는 한 십년 산 것 같다.

아내가 외출하는 날이라 아침에 선창에 나갔다. 쏟아지는 하늘을 봤다.

집에 와서 여러가지 일을 하려고 했는데, 오후 세 시까지 O형이랑 같이 있었다. O형은 우리 일을 본인 일처럼 해주신다. 그래서일까, 일 하는데 있어서 내가 할 말을 다 못하는 느낌이 있다. 오늘도 일을 했다기 보다는 끌려다니는 느낌이었달까? 둘이 함께 할 일이 아닌데, 자꾸 같이 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겨우 헤어져서 내 할일을 했다. 땀을 좀 흘리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올해는 배우고 지켜보는 한 해니까 너무 조급해 하지 말아야지.하면서도 그게 잘 안된다.   



20130523 - 바느질


봄, 여름, 가을에 걸쳐 입을 수 있는 작업복 바지가 하나다. 꿰맨다는 것이 왠지 귀찮아서 가랑이가 많이 터지고도 한 달을 그냥 입고 다녔는데, 오늘 단단히 꿰맸다. 국민학교 6학년 실과 시간에 바느질 했던일이 생각났다.

바느질 하는 도중에 문자왔다. 어제부터 kt전화도 먹통이었다. 섬에 산다는 실감이 났다.



20130526 - 구속


오늘 오전에는 o형네 고구마 심었다. 3일 연속으로 새벽부터 고구마를 심었고 어제랑 오늘은 네시 사십분에 일어나서 다섯시에 일 시작했다. 피곤하다. 피곤한데,

m아저씨가 구속됐다. 작년에 동네 사람들 차에 태우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한 분이 돌아가셨다. 그 때문에 계속 재판을 받았더랬는데, 결국 구속됐다.

작은 섬에서 발생한 큰 사건이다. 돌아가신 분의 자녀들이 합의를 해주지 않은 자세한 내막이야 알 수 없지만 60이 훌쩍넘은 큰 아들을 "아 젠장 육실하게 아는것도 많지." 라고 구박하시던 80대의 노모는 혼자 남겨졌다.

논과 밭은 작목반 차원에서 공동으로 짓는 것으로 결정났다. 그나마 다행이다.



20130527 - 비가 온다


아침에 아내랑 다퉜다.

"우리 별로 사이가 안 좋은거 같아. 뭐 하러 같이 사는지 몰라?" 란 소리를 들었다.

열무 다듬다가 잠깐 기분이 나빴던 그 순간에 사이가 안 좋았던 것 뿐이지. 우리 사이는 좋다.고 생각한다.

함께 예능을 보면서 기분을 풀고 점심 먹고는 오랫동안 잤다. 몸도 마음도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 마침 비가 왔다.

자고 일어나서는 텃밭 배수로를 수선했다. 나름대로 대공사였다. 비에 흠뻑 젖었다. 남들이 보면 왜 이렇게 하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공사를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열무 다듬는 일도 마찬가지다. 할머니들은 왜 그렇게 하느냐고 얘기하겠지만 그 양반들이 대신 다듬어 주지는 않는다. 뭐든 남의 얘기는 참고만 하고 직접 해보고 점점 잘 하게 되는 것이 답이다.

저녁으로 지후가 만들어준 칼국수 먹었다. 완전 맛있어.

아내랑 자꾸 다투는 것은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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