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1 - 바다


P형이랑 바다에 다녀왔다. 말장(작대기)은 다 박았고, 오늘은 말장에 그물을 묶었다. 말장의 위 아래로 그물을 묶는것이 오늘 일이다. 샛멀 할아버지들 세 명과 김정택 목사님, 아주머니 한 분까지 해서 여럿이 갔다. 처음하는 일이라 걱정 했는데, P형이 알려준대로 하니까 잘 됐다. 나는 매듭에는 자신이 없는데, 한 번 해보니까 됐다. 그러니까 그렇게 기술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바닷일은 힘이 든다. 여럿이 일한 덕분에 일을 다 마쳤다. 이제 잡는 일만 남았다.

바다는 물이 살짝 차 있을 때, 그러니까 반영이 확실할 때 무척 아름답다. 다음에는 꼭 사진으로 남겨야겠다.

일을 마치고 P형네서 밥 먹으면서 그물에 걸렸던 웅어회, 생새우를 먹었다.

오전에는 씨감자 자르고 나뭇재 묻혔다. 나뭇재를 묻히는 것은 밭에 살충제를 뿌리는 대신이다. 처음 씨감자를 받자마자 자르고 싹을 틔웠어야 했는데.....

내년에는 그렇게 하자.

일단 올해는 감자 무병을 기원한다. 



20130403 - 냉이, 달래


간밤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 믹스를 먹는 꿈을 꿨다. 브랜드는 네스카페였다. 커피 믹스 중독이구나. 집에 있는 것 다 마시면 커피 믹스는 집 밖에서만 마시기로 한다.

오전에는 뒷밭에 냉이 캐고 비닐 치웠다. - 이제 진짜 밭만 갈면 된다. - 아침에 혼자 일할 때, 냉이라고 생각해서 잔뜩 채집했던 것이 냉이가 아니었다. 지후한테 지적당했다. 나는 아주 강한 냄새가 아니면 냄새를 잘 못 맡는데, 그래서인지 냉이 냄새도 잘 모른다. 하여튼 잎모양으로 냉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됐다. 

오후에는 산책을 갔다. 볼음도에 와서 처음 가보는 길 - 군부대가 보이는 길 - 을 걷는데, 달래가 눈에 띄었다. 집 근처에 달래가 없어서 달래 반찬을 한 번도 못 먹었다. 군락을 이뤘길래 지후랑 둘이 손으로 막 캤다. 우연한 발견이라 재미있었다. 아무도 건드린 흔적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동네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 분명하다. 저녁 때, 먹은 달래 무침이 무척 맛있었다. 내일 또 가야지. 



20130404 - 바빴다


오전 - c이장님네 컴퓨터 잠깐 봐드리고 p형이 버섯 종균 나무에 넣는 거 구경하고 막걸리 마시며 사는 얘기 했다. 집에 와서 텃밭에 감자랑 시금치 심었다. 올해 첫 파종이다. 감동은 없었다.

오후 - 전기요금 문제로 한전 콜센터 직원 두 사람과 한참 통화했다. 도서 지역이라 두달에 한 번 검침한다는 사실과 요금도 두달 요금을 균일하게 나눠서 낸다는 것을 알았다. 아내랑 고구마 심을 밭에 비닐 걷었다. 비닐 안 걷고 고구마 캔 자리라 비닐 위로 흙이 두텁게 덮여있다. 집에 와서 채집활동을 했다. js형이 밖에서 나무를 사다 주셔서 - 감사합니다 - 집 뒤꼍에 대추나무 두 그루, 옻나무 아홉 그루 심었다.

하루가 휙 갔다. 바쁜 건 별론데. ^^*



20130407 - 아침부터


마셨다. 아내를 찾는곳이 많았는데, 모두 무시했다.

숭어 새끼를 안주로 먹었다. 꼬리쪽을 잡고 머리쪽을 양념에 찍으면 물고기가 막 튄다.

숭어새끼 - 모치라고 부른다. ^^*



20130409 - 우리집에서 마셨다


표고버섯 종균 넣을 나무들 옮겼다. 나무가 많았는데, JS형이 도와줘서 금방 끝났다. 오늘 작업하는 표고목은 나랑 O형이 함께 하는 것인데, JS형은 그냥 두와주셨다. 감사합니다. 어제 볍씨 소독이 강화에서 오셨던 분들 때문에 일찍 끝났던 것처럼 오늘 일도 JS형이 트랙터 빌려줘서 일찍 끝났다. 그래서 우리집에서 다 함께 저녁 먹었다. 다들 많이 마셨는데, 혼자 한 모금도 안 마신 아내가 자기 할 얘기를 다 해서 좋았다. 지후야 잘했어요.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할 말은 하고 삽시다.



20130412 - 버라이어티


요즘 내가 몇 시에 잠이 드는지 잘 모르고 잔다. 그러니까 그냥 누워있다가 잠든다.

m아저씨네 하우스에 가서 d할머니랑 열무 심었다. d할머니는 m아저씨의 엄마다. m아저씨는 우리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고 이들이 나보다 한살 어리다. 그러니까 할머니랑 손주가 사이좋게 열무를 심었다. 풀 뽑고 땅 좀 일러서 골타고 물 흠뻑 주고 씨 뿌리고 흙 덮었다.

그러고는 작목반 형, 아저씨들과 논 흙 뜨러 다녔다. 볼음도는 친환경 벼농사 지역이라 대부분의 논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논흙은 인증 재심사에 사용한다.

점심 먹고는 m아저씨네 감자 심을 밭 갈고 비닐 씌웠다. 내일 심기로 했다. 그러고 나서는 집 뒷산에 칡 캐러 갔다. - 이런 여유가 있다. - 진달래가 25% 정도 개화했다 예뻤다. 곧 만발하면 많이 예쁠것 같았다.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액티비티가 있었다. 하루 일과가 참으로 버라이어티 하다. 내일까지 바쁘게 보내고 일요일엔 좀 쉬어야겠다.



20130413 - 버라이어티 2


표고종균작업
감자심기
밭에 비닐 걷기
모아둔 쓰레기 자루들 버리기
점심밥 - 아내는 휴식
휴식(거의 기절상태) - 아내는 허브파종, 부엽토 채취
강낭콩 심기 - 순녀 할머니 고맙습니다.
p형네 볍씨소독 - 아내는 ys 형한테 숭어 다섯 마리랑 바닷가재 40마리 얻었음.
저녁밥 - 아내는 쌀가루 만들고 쑥 버무리 제조
어제 캔 칡 씻기 - 내일 잘라서 말리자.
아내랑 기타 치고 노래 부르기 30곡

밤 열시 사십분에 세수도 안 하고 누워서 오늘 한 일 기록 중임.

바빴던 중간에 벼랑에 매달린 제비꽃을 찍을 여유가 있었다.



20130414 - 호박구덩이


호박 심었다. 삽으로 작은 구덩이를 팠다. 퇴비를 넣었다. 흙을 덮었다. 그 위에 심을까 하다가 혹시나 퇴비 독에 호박이 안 나올까 싶어서 구덩이 옆쪽으로 심었다. 구덩이도 괜히 깊이 파면 안 좋을것 같아서 한삽 정도 깊이만 팠다. 호박은 심은 사람 마음이 고와야 잘 자란다고 하는데, 씨앗은 아내가 놓았으니 잘 자라겠지.

오후에는 아내, 포비랑 뒷산에 올라갔다. 우리 강아지 완전 귀엽고 돼지다. 진달래 꽃이랑 생강나무 꽃을 채집했다. 아내가 진달래 화전을 해줬다. 완전 맛있다. 칡 자르다가 손에 톱이 살짝 닿았다. - 휴우~~ - Y이장님이랑 토양검정할 흙 말려둔 것 내일 센터에 보낼 수 있게 준비했다. 이장님이 휘발유 한 말 주셨다. - 감사합니다. -  KJ아주머니가 부추랑 쪽파를 많이 주셨다. - 감사합니다. -

그러니까,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20130419 - 친구


친구가 놀러왔다. 좋다.

볼음도에 놀러온 첫번째 손님이다. Thanks, DS.

DS는 내 술친구가 돼줬고, 선반과 미니 하우스를 만들어줬다. 우리는 일도 같이 하고 불장난도 하고 가재찜도 먹었다.

어제는 내가 만취했다. 오늘은 오이랑 사과를 주전자에 썰어넣고 소주를 부은 술로 해장을 했다. 안주는 삼겹살, 군고구마, 가재찜이었다. 나는 고구마를 안주로 먹는 소주가 좋다.



20130427 - 돼지 잡았다


어제 1차 못자리를 했다. 내일 모레 2차 못자리를 한다. 못자리 하고 모내기 하려면 고생해야 한다고 마을을 떠난 누군가가 돼지 한 마리를 배에 실어 보냈다. 그래서 돼지를 잡았다. 우리들은 돼지를 묶고 내리치고 찔렀다. 피가 튀고 돼지는 몸부림을 치며 울었다.

잡은 자리에서 내장도 삶아 먹고 갈비도 구워 먹었다. 저녁에는 오리지널리티가 살아있는 순댓국을 먹었다. 손에는 아직 돼지 냄새가 남았다.



20130428 - 바쁘네


o형네 못자리 할 논이다. 아침에 모터 코드 뽑으러 나갔다가 저어새 봤다. 물이 잠긴 논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규산 걸름망 만들었다. 교회 다녀왔다. 집주인 아저씨가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집정리를 했다. 유박 뿌리는 일 도왔다. ds가 놀러왔다. 저녁 먹고 작목반의 향후 논농사 일정을 잡는 회의를 했다. 중간중간(?) 소주를 마셨다.

농사 시즌이다. 형들, 아저씨들이 다들 지쳐있다. 일이 많아서 그렇다. 애초에 생각했던 마음을 잊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하루하루 지내야겠다.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니는 느낌이 있는데, 내 할일은 확실하게 해야겠다.

내일은 무슨일이 있어도 눈개승마 파종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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