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3 - 쓰레기, 오토바이, K형


볼음도 분들 중에 갯벌에 그물을 치는 분들은 많지만 배를 가지고 조업을 하시는 분은 한 사람 뿐인데, 그게 K형이다. 엊그제 K형네 가서 마을의 문제점, 삶의 자세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일단 내 가정(테두리)의 안정이 먼저다. 그리고 그 안정의 99%는 경제적인 부분이다. 나도 머릿속으로는 항상 생각하고 있는 내용인데, 실천이 되겠나? 노력하자.

언제든 배에 태워주신다고 해서 무척 고마웠다. 내가 배고프다고 남이 밥 먹여 주는 거 아니다. 그러니 밭 빨리 만들어 놓고 농사일 중간중간 시간 날 때 마다 배에 타면 일당도 벌고 반찬거리도 생기고 좋지 않냐고 하셨다. 내 생각에도 K형 말대로 하는 게 가을이 왔는데 소득이 없으면 불법으로 개구리를 잡겠다는 생각보다는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K형이 안 쓴다고 버려둔 드럼통을 하나 주워와서 집 주변의 쓰레기를 태웠다. 우리집도 그렇지만 옆집도 비어있은지 오래돼서 집 주변으로 쓰레기들이 많다. 플라스틱을 골라낸다고 골라냈지만 어찌어찌 일부는 그냥 태웠다. 그랬더니 기분 나쁜 냄새가 났다. 냄새는 집안으로도 들어왔다. 조금 귀찮아도 마음속의 원칙대로 생활하는 게 그렇지 않은 쪽보다 항상 낫다. 집 주변에 풀이 무성해서 동네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도 제초제는 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쪽이 낫다.는 말이다. 물론 몸을 부지런히 놀려서 풀이 무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먼저다. 그 정도의 부지런함은 미덕으로 갖고 살고 싶다.

지난 주에 어찌어찌해서 1년 간 방치된 오토바이를 어찌어찌해서 덜컥 사버렸다.

시동이 걸리지 않았더랬다. 어쩔까 고민했는데, 배터리만 충전하면 문제 없을거란 영일군의 얘기를 들었다. 트럭이랑 고무바로 연결해서 일단 p형네까지 끌고 오기로 했다. 끌고 오는 중에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지금은 배터리 충전중이다. 굴러가지도 않는 것을 어영부영하다가 사는 바람에 걱정이 많았는데, 잘 됐다. K형도 싸게 잘 샀다고 했다. 일단 생겼으니 후회없이 타는 수 밖에 없다. 지후가 나 태워주면 좋겠다. 

여러 사람들이 도와줘서 발이 생겼다. 감사합니다.



20130307 - 개발없자


c 이장님네 갔다가 김포에서 사업을 하는데, 볼음도에 밭을 2,000평 샀다는 사람을 만났다. K장로님도 함께 있었다. K장로님은 김포 한강 신도시랑 인천의 아파트들이 미분양돼서 국가적인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면서 자기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나는 이 양반이 돼도 않는 소리를 왜 하실까 생각했다. 볼음도의 본인 땅 팔아서 미분양 단지에 아파트 비싸게 사셨나보다. 

김포에서 사업 한다는 사람은 아파트 값은 더 내려도 상관 없다고 했다. 그리고는 자기가 건물도 짓고 사업 좀 해보려고 하는데, 볼음도에 규제가 너무 많다는 불평을 했다. 이 양반은 아파트로 투기를 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 속에서 산다. K장로님은 자기네 산이 높은 건물을 올리기에 좋으니 구입할 생각 있으면 얘기하라고 했다. 개발업자는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시골에서 흔히 있는 개발업자와 땅 주인간의 대화였을까?

볼음도에는 아무런 사업도 들어오지 않고 관광객도 지금만큼만 있는 것이 더 좋은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많은 관광객을 원하고 있다.   

C 이장님이 시금치 씨를 주셨다. - 감사합니다. 내일 뿌릴게요. -

마을회관에서 저녁을 먹었다. K형이 간재미를 사오셔서 간재미 회를 먹었다. 맛있었다. - 잘 먹었습니다. -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 하루였다.



20130308 - 정리


집 주변을 정리했다. 드디어 쓰레기 드럼통 안의 쓰레기가 다 탔다. 못이랑 쇳덩이, 은박지는 건져내고 재는 집 잎 묵은 논 자리에 - 오래 묵어서 미나리 꽝이 됐단다. - 버렸다. 집 안도 정리할 것이 많은데, 집 주변을 정리해야 뭐라도 심을테니, 집안 정리는 비 오는 날 해야겠다.

아내가 오이랑 꽃 심을 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완전 깔끔해. 지후는 깔끔하다.

p형네 갔다. 작부 계획이 확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후의 걱정을 얘기했더니, 할머니들이 뭐 안 심어? 하고 물어보면 그때 그거 심으면 된다고 쿨하게 알려주셨다. 그런것도 좋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힐링 캠프를 봤다. 한석규가 어머니와 낚시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하면서 직업적 성취감이 주는 행복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왠지 기억에 남는다.

푸른 풀이 올라오기 전에 겨울을 품은 풀들을 긁어모아 태운다. 내일도 모레도 태운다.



20130309 - 불조심


집 뒤에 밭이 있다. 한 삼 년 묵었다. 사람이 오래 안 살다보니 고라니들이 집 근처까지 내려와서 활동을 했다. 집 뒤에 풀을 치우는데, 고라니 똥들이 여기저기 널렸다. 갈퀴로 긁어낼 건 긁어내고 손으로 뽑아야 되는 건 뽑아낸다. 그리고 그것들을 그러모아 태웠다. 저녁 먹고 한 번 나가봐야지 했는데, 저녁 먹자마자 손님이 찾아왔다. 의용소방대 아저씨다. 연기가 나서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아마 그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나는 한 번 나가 봐야지 했던 생각을 잊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불이 날 뻔 했다.

강릉에서는 화목 보일러 재를 퇴비장에 버렸는데, 불이 100% 꺼지지 않은 것을 버려서 불이 날 뻔 했고, 작년에는 화목 보일러에 있던 큰 나무를 다시 화구에 넣는 것을 잊어서 집 다 태워 먹을 뻔 했다.

나는 불조심을 하지 않는다. 이래선 안된다. 아내 말을 잘 듣고 항상 안전에 유의하자. 포항에서 산불이 났다는 뉴스를 봤다. 그리고 이런 일로 동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하자.

그리고 열심히 일했다. 지후가 일을 한다. 꼼꼼하게 잘 한다. 어제도 놀랐지만 오늘도 놀랐다. 나는 듬성듬성 한다. 히힛


20130311 - 정리


집 안팎으로 정리할 것이 많다. 마음에도 안팎이 있는 것 같은 요즘이다.

지후가 아침배로 서울에 갔다. 월요일 아침의 선착장은 사람들로 넘실거렸다. 그래봐야 20명도 안 됐으려나? 오토바이 뒤에 탄 지후가 장갑을 낀 손으로 내 귀를 감싸줬다. 심정적으로 따뜻한 이런 순간들이 나를 기쁘게 한다.

혼자 돌아오는 길은 엄청 추웠다. 몸을 녹이려 잠깐 눈을 붙이면서 오늘은 뭘 할까. 생각했다.

눈 뜨자마자 화장실에 갔다. 그 동안 포기하고 있었던 화장실 변기에 수도연결을 했다. 왠일인지 성공했다. 오늘 탄력 받는 날이구나 싶어서 부엌에 3구짜리 콘센트를 갈았다. 그리곤 이사오던 날부터 눈엣가시였던 큰방에 있는 2구짜리 콘센트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덜렁거리는 통에 전기선을 마음 놓고 빼지도 못하고 있었다. 차단기를 내리고 전선을 끊을까 하다가 그냥 끊었는데, 전기가 나갔다. 차단기는 안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병상에 누워있는 영일군이다. 카톡으로 물어봤다. 차단기 내리고 전선 끊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면서, 퓨즈가 나갔을거라고 했다. 지난 가을에 고향인 볼음도로 이사온 M형한테 물어봤더니 상세하게 퓨즈 위치까지 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그러던 중간에 자동차 검사 때문에 선창 앞에 다녀왔다. 괴산에 가 있는 O형이 2.5t 덤프 검사를 내게 맡겼다. 운전석 쪽 문짝이 떨어져나간 차다. 내가 차를 끌고 가니 미리 나와 있던 동네 형들이 30년 전에 타던 차다. 그게 굴러 가느냐.며 말을 걸었다. 선창에 동네 차들이 잔뜩 모여서 검사를 받는 모습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급하게 나오느라 검사비를 안 가져왔는데, P형이 빌려줬다.    

다음은 오토바이다. 이번주에 꼭 해야할 두 가지가 오토바이를 제대로 손보는 것과 현관문 고리 새로 다는 것이다. 엔진 오일을 사러 농협에 갔다가 C이장님을 만났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봐주신다고 했다. 이장님 댁에 가는 길에 K형도 합류했다. 일단 오일을 교체했다. 앞바퀴에 바람이 슬슬 빠진다고 했더니 물에 담가서 빵꾸난 곳을 찾고 지렁이 - tire seal(USA) - 로 때워주셨다. 자 이제 오토바이는 배터리만 새걸로 바꾸면 된다.  

이런일들을 다 내가 혼자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오늘 잠자코 집중해서 잘 봤으니까 이제 혼자도 할 수 있겠지.

영일군, M형, 이장님, K형, P형 아무튼 감사합니다. 여기저기에 고마운 일들이 많다. 그런 삶을 살고 있다.  



20130315 - 바다, 그릇


P형이랑 바다에 나갔다. 형수가 주문도에 갈 일이 있어서 내가 형수 대신 갔다. 갯벌에 말장(긴 작대기)을 박는 첫날이었다. 미리 잘 깎아놓은 참나무 12개를 트랙터에 싣고 15분 정도 갯벌을 달려서 목적지에 닿으면 동력 분무기에서 물을 뿜어서 뻘에 구멍을 내고 거기에 말장을 박는다. 뭐 대충 이런식이다. 바다에서 돌아와서는 내일 작업할 45개를 트랙터에 실어 놓고 일을 마쳤다. 형수가 나랑 일하러 가서는 겨우 12개만 작업하고 내일 자기랑 일 할때는 자기를 죽일 셈이냐고 농담을 해서 웃었다. P형이랑 형수는 유머가 있다. 좋다. 

바다에는 일요일에 또 나가기로 했다.

엊그제 부엌살림을 정리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쓰시던 그릇을 정리해서 안 쓰는 냉장고에 넣었다. 하나 가득이다. 살아간다는 건 그릇이 쌓여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20130317 - 바다


바다에 나가서 (말)장 박았다. P형이랑 형수도 함께였다. 형수가 내가 도움이 많이 됐다고 해서 고마웠다. 내가 어딘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란 게 참 좋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여기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일을 꽁으로 해 줘서 고맙다는 느낌이 더 큰 것같다. 어떻든 나한테는 좋은 일이다.

P형네서 저녁을 먹고 당나귀 아줌마네서 한 잔 마셨다. P형네서 밥 먹고 있는데, M형이 숭어를 가져다 줬다. 그 숭어를 회 떠서 당나귀 아줌마네서 마셨다. JS형이랑 HH형도 함께였다. 이런게 섬에서의 생활이겠지?

마음먹고 사진을 찍어볼랬는데, 마음처럼 잘 나오진 않았다. 다음번엔 잘 찍어보자.



20130319 - 바다


p형네 내외랑 말장 박았다. 세 번째라 일이 몸에 많이 익었다.

한참 일하는 중에 형수가 물 들어온다고 했다. p형은 괜찮다고 마무리 하고 나가자고 했다. 나는 그런가보다 했다.

엊그제 형수가 말하길 내가 있는 자리만 물이 안 들어오는 것이지 실제로는 U자로 들어오다가 합쳐지기 때문에 바다에서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잠깐 일 하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정말로 내가 있는 자리만 빼고 물이 다 들어와 있는 것이었다. 사태를 파악한 p형이 얼른 정리하고 나가자고 했다. 트랙터가 물이 들어온 바다를 한참 달려서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p형이 시동을 끄더니 한 잔 먹고 나가자고 했다. - 이런 여유라니 - 한 잔 먹고 있자니 물이 우리 바로 뒤까지 들어왔고 우리는 얼른 자릴 떴다. 형수가 오늘이 조금이라 망정이지 사릿날이었으면 다 죽었을거라고 했다.

그물일 하시는 아주머니들은 바닷물이 자신을 쫓아오는 경험을 몇 번이고 하셨겠지? 바다가 무섭다고 했던 몇몇 아주머니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바다는 넓은만큼 예쁘고 그만큼 무섭기도 하다.



20130323 - 흙살림, 우울증


괴산 흙살림 토종연구소에서 퇴비 교육을 받았다. O형네서 밥 두끼랑 하룻밤을 제공받았다. 감사합니다. 보통이라면 이렇게 신세지는 상황에 짜증을 냈을 지후가 (돈도 없고 차도 없으니) 어쩔 수 없잖아.하고 받아줘서 고마웠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내 각시가 우울증 걸릴까 봐 걱정한다. 다들 그런 경험이 있거나 많이 봤기 때문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아내가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괴산 흙살림 매장에서 구입한 통밀가루 2kg랑 엿기름 한 봉지를 내 가방에 넣고 볼음도까지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가 도선료를 내더라도 강화도에 하나 뿐인 생협에서 상품을 보내주면 좋겠다.

나는 교회 가면 멍하니 성경을 읽거나 찬송가를 들여다 보거나 하기 때문에 - 아~멘은 보통 4도나 5도에서 1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 또 믿음 보다는 동네 분들과의 교류 때문에 교회에 가기 때문에 덜 하지만 아내는 교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많다.

아내는 말했다.
믿음이 없는 사람이 믿음을 가져보려고 교회에 가 보는 것인데, 교회에서 만날 듣는 얘기가 믿지 않는 사람은 인간도 아니라는 것이고, 부흥회니 속회니 심방이니 하는 행사에 자꾸 나를 끌어드리려고 하니까 교회 가기가 더 싫다. 교회는 교회가 왜 욕을 먹는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지후는 참 생각도 깊고 말도 잘한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논리정연하고 사리분별하지 못한다.

그렇고

흙살림 교육은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 섬에는 조개랑 굴 껍질을 구하기가 쉬우니까 식초랑 섞어서 칼슘제를 만드는 것은 당장도 시도해 볼 수 있겠다. 그것 말고 다른것들도 시도해 볼 것이 많다.

집에 돌아가면 바빠지겠다. 계획을 세우고 가다듬고 실천하고 가다듬고 해야겠다.



20130525 - 비닐


텃밭에 심을 씨감자 묻었다. 싹이 조금 나왔고 목요일엔 최저기온도 영상이니 목요일까지 묻어뒀다 심어야겠다. 양이 얼마 안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소쿠리에 담은 채로 땅에 묻었다. 내일 최저기온이 영하 4도라는데, 괜찮겠지? 혹시나 잘못될 수도 있으니 5kg 중에 1kg 정도는 그냥 실내에 뒀다. 감자가 국가관리 5대 작물에서 제외되면서 씨감자 생산이 지자체랑 민간으로 넘어갔다. 결국 씨감자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만 돈을 버는 구조가 됐다.

뒷밭에 비닐 제거했다. 두둑에 남아 있는 비닐도 있고, 밭 주변 구석구석에 잘 묻혀있는 것들도 있다. 마대에 담고 담고 또 담았다. 소출이 적더라도 비닐은 무조건 안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전분으로 만든 썪는 비닐도 있다는데, 그래도 제일 좋은 건 비닐 안 씌우고 농사 잘 짓는 것이겠지. 평생 남이 버린 비닐만 제거하다가 내 농사는 제대로 지어보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우울한 생각을 잠깐 했다.



20130326 - 일하고 술마셨다


오전에는 화단 만들 돌 줍고, 퇴비에 쓸 가지들 태웠다. 일륜차에 돌 싣고 몇 번 왔다갔다 했다고 힘들었다.

점심 먹고는 잠깐 잤다.

일어나서는 감자 심을 두둑 만들었다. 한 줄은 두둑에 심고 한 줄을 고랑에 심어서 덮으려고 한다. 돌이랑 쑥 뿌리가 많이 나왔다. 쑥한테는 미안하지만 감자를 심어야겠다. 100% 맘에 들진 않았지만 75%정도는 된다. 텃밭에 괜히 오기를 부릴 필요는 없다. 애초에 내 성격이 줄을 딱딱 맞추는 스타일이 아니다. ^^;

그리고는

뒷밭에 쓰레기를 주웠다. 어제 비닐 줍던 것에 이어서 마저 주웠다. 이제 집 뒤에 밭은 마른 풀 좀 뽑아 내고 밭 갈고 고라니 망만 치면 된다. 한 일보다 할 일이 더 많은데, 쓰레기 줍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에 꽤 일을 많이 한 것 같다. ㅋ

그리고는

저녁에 M아저씨네 가서 JS형이랑 셋이 닭발 볶음이랑 술 마셨다. 이렇게 하루가 갔다. 내일은 옻닭 먹는날이다. 아침에 JS형이랑 옻나무 자르러 가기로 했다. 내일 할 일이 있는 하루하루가 즐겁다.기 보다는 나쁘지 않다. 

 

20130327 - 일도 안하고 먹었다


m아저씨네 하우스에 가서 잠깐 일했다. 고구마 묻어둔 자리에 활대 치고 그 위에 비닐 덮고 부직포 씌웠다. 대나무 활대가 인상적이었다.

아침은 js형네서 얻어 먹고 점심은 회관에서 개국 먹고 하우스 갔다 와서는 m아저씨네서 옻오리 먹었다. 술도 꽤 먹었다. 이렇게 먹어도 되나? 싶은 걸 보니 이렇게 먹으면 안될 것 같다.



20130330 - 강아지


생겼다. 샛말 어느 아저씨가 바닷가에서 키우던 팔 남매 중에 튼튼하게 생긴 암놈 한 마리를 데려왔다. 그게 어제다. 어제는 고구마 쪄주고, 된장찌개에 밥 말아주고, 설탕물 줬다. 처음부터 집 안에 들이면 나중에 밖에서 못 키운다고 해서 부엌 뒤꼍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리고 강아지 이름 지었다. 아내는 포비라고 부르고 나는 뽀비라고 부른다. 가족과 떨어져 나온 뽀비는 밤새 울었다. 서럽게도 울었다. 나랑 아내는 얼른 적응하라고 나가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사람 아이가 그렇게 울었으면 옆에 앉고 잤을텐데, 강아지한테 못할짓 하는 것 같았다.

오늘이 왔다. 강아지 값을 치렀다. 강아지는 그냥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어제 들었더랬다.

뽀비는 오늘도 사람이 안 보이면 낑낑대지만 어제보단 덜 낑낑댄다. 튼튼하고 강하게 자라다오. 밥은 굶기지 않을게. 그리고 추우니까 찬 바닥에서 울다가 졸지 말고 바닥에 옷 깔아 놓은 집에 들어가서 자라.



20130331 - 3월 정리


맛있었다. - 병어 튀김, 숭어회, 숭어껍데기 샤브샤브, 간재미 회, 망둥어 튀김, 옻오리

4월엔 좀 더 다채롭게 먹을 수 있겠다.

3월엔 - 많은 일이 있었다.

4월엔 - 생활비를 줄인다. 조개를 캐러 나가본다. 고구마 밭 비닐 걷고, 울타리를 친다. 집 뒷밭에 울타리를 친다. 표고버섯 종균 주입한다. 콩/팥/수수 종자를 확보한다. 눈개승마 씨를 발아시킨다.

모토 - 양적 농업보다는 질적 농업을 한다. 기록을 잘 한다. 너무 무리하게 일하지 않는다.  

걱정 - 금전적으로, 지금으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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