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밥
잡채밥을 먹는다
칼국수도 7000원
백반도 7000원인 시대
8000원으론 남는게 없고
10000원은 과하고
그렇다고 9000원을 받기는 애매한
8500원 짜리 잡채밥을 먹는다
밥 위에 적당량의 당면, 고기, 야채
달지도 짜지도 않은 계란국
적당함은 어정쩡함
어정쩡함은 망설임
망설임의 값 500원
오늘도 칭찬할 일도 비난할 일도 없는 하루
지갑엔 내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만 원짜리 한 장
12000원 짜리 잡탕밥은 너무 과하고
혼자 5000원짜리 짜장면을 먹는 일은 마음 속 어딘가를 긁어 놓기에
뭘 먹을까 망설이다가 어정쩡하게 주문을 하고 적당한 가격의 잡채밥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