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에 농활 다녀왔다. 몇 사람이 모여서 밤 기차로 출발, 새벽에 도착해서 일 하고 점심 먹고 돌아왔다.

 전국 깻잎의 30%를 생산하는 곳, 면적이 서울보다 넓은데 10만명이 사는 곳,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곳, 한나라 당이고 인구 많이 줄었고 부산이랑 가까워서 사람들 말씨가 부산 말씨인 곳(영화 밀양에서), 고압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곳이 밀양이다.

 들깨 심고, 작은 하우스 하나 철거하고 농성장에 물도랑 파는 일을 했다. 일찍 시작한 만큼 일찍 끝났다. - 깨가 잘 자라야할텐데. - 일 도와준 집에서 점심을 얻어 먹고 여럿이 함께 잎들깨를 포장했다. 들깨밭 주인 아주머니에게 항상 밀양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말 말고는 할 말이 없었다. 


 농성장에서 할매 두 분을 만났는데, 우리의 방문을 진심으로 고마워하셨다. 일도 별도 안 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할매들이 고마워하니 많이 미안했다. 잘못한 게 없어도 미안할 수 있거나, 우리 모두가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당연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것이 현재 밀양의 상황이다. 울기만 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자본에게만 필요하고 인간에게는 필요 없는 것, 약자를 희생양으로 삼는 일들은 다 그만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들깨 안 올라오면 다시 심으러 갈게요. 


 오늘 아침배가 결항됐다. 오훗배로 들어왔더니 엊그제 심은 콩은 고라니가 다 잘라 먹고 들깨는 많은 숫자가 말라 죽고 - 깨가 죽은 건 내 불찰이다. - 망고가 왼쪽 앞다리를 많이 다쳤다. 망고를 다시 집으로 들였다. - 망고야 집에서 새끼 낳자. - 다친 망고가 세 다리로 절룩거리며 이동하는 걸 보니 울화가 치밀고 속이 상했다.

 팽목항의 부모들, GOP 사건과 관계 있는 부모들이 생각났다.  


 기분이 안좋다.


 마음을 다잡고 내일부터 장마 시작 전까지 들깨를 심어야한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