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발주한 공사현장에 다녀왔다. 사흘만 일하면 된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오전일만 하고 그만했다.

올해의 첫수입 칠만원이 생겼다. - 올해의 가장 큰 목표는 지난해의 적자를 만회하는 것이다. - 올해 느낌 좋다.

공사는 말도가 보이는 산이랑 죽바위 쪽 산에 cctv를 설치하는 일이다. - 동네 사람들 다 아는 이 사실이 군기밀 사항은 아니겠지? - 돈 없어서 자살하는 사람도 많은데 참 돈이 썩어난다는 생각을 했다. cctv를 설치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판에 선창에서부터 cctv설치하는 곳까지 미니 전봇대를 박아서 전기를 끌어올 생각이었다. 점심 먹은 사람들의 수로 짐작하건데, 서른명의 사람들이 이 공사에 투입되고 있다. 같이 짐부렸던 60대 아저씨 한 분은 "마누라가 이렇게 고생해서 돈 벌어오는 걸 알까?"라고도 했다. 이런것들을 생각하면 썩어나는 돈도 다 쓰임이 있는 것이긴 하다.

공사 상황을 전해들은 아내가 그렇게 썩어나는 돈은 벌어도 그만 안 벌어도 그만이라고 쿨하게 말했다. 나는 지후가 참 좋다. - 지후는 나보다 망고를 더 아끼는 것 같다. -

올해 농사 잘 지어야지. 농사로 먹고 사는 지금 내 상황에 작은 자긍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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