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된다.

 2시간을 넘는 것은 관계 없지만 2시간에서 1초라도 모자란 시간에 냉동실 문을 열면, 냉동실에서 담배 냄새만 난다. 그럼 시간에 주의하고 냉동실 문을 열어보자.

 50%의 확률로 내가 갖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 무엇이 냉동실에서 튀어나온다. 동파육, 뉴 아이패드, 페라리 자동차, '블레이드 러너'의 안드로이드가 튀어나올 것이다. 어떤 냉장고에서는 프랑소와 트뤼포가 나타나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불어를 내뱉기도 할 것이다. 당신은 소망이 이루어지는 기적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머지 50%의 확률이다. 갖고 싶은 무언가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당신이 냉동실의 문을 연 순간 해파리처럼 생긴 무언가가 얼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어서는 안된다. 문이 열리고 3초가 지나면 온도 변화에 감응한 그 물체가 '펑'하고 터지면서 당신의 뇌 속으로 파고든다. 당신은 그 순간 죽는다. 그놈들은 당신을 숙주 삼아서 지구에서 살아간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인가? 외계인은 아니다. 담배연기와 냉동실의 결합을 통해 생긴 차원의 문을 통해 이계(異界)에서 건너온 이들이다. 이계에서 왔기 때문에 생명체라고 부르기도 모호하지만 살아간다는 점에서 생명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이계 생명체들은 당신을 헤치기 위해서 당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살기 위해서 몸에서 정해진대로 반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나체로 튀어 나올지도 모르는 냉동실 문을 영원히 열지 못하게 되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이계 생명체를 잡아 가두는 방법이 있다. 간단하다. 냉동실 문을 열고 그놈들이 폭발하기 전에 아이폰에 달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된다. 아이폰 카메라가 셀카모드로 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만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찰칵'하고 사진을 찍으면 당신 냉장고의 냉동실은 원래의 냉동실로 돌아오게 된다. 사진에 찍힌 이계 생명체는 사진으로 저장된다. 사진을 지우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아이폰에 그놈들의 사진을 저장해 가지고 다닌다고 해서 갑자기 복권에 당첨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왠만하면 고향으로 보내주도록 하자.

 냉동실 담배연기 실험의 원칙

 1. 한 대의 냉장고 = 한 번의 기회

 2. 놈들을 찍는 카메라는 아이폰 카메라가 아니면 안된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3. 2시간 ~ 24시간 사이에 냉동실 문을 열 것

 4. 자신이 정말 갖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닌 물건이 나올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냉동실은 진실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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