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점심의 불륜


(나는 삿된 생각이나 해쌌는 평범한 중생
엄청 삿된 생각을 하는 엄청난 중생
엄청난 중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엄청 삿된 중생)

생이 허무하다는 사실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한 번도 전력을 다하지 않은 삶
멍하니 죽고 싶다

산을 넘는 태양과
몰아치는 파도는
아무런 구실이 없다
허나 사랑은 인간이 하는 것
이별은 모든 인간을 망치는 법

인간은 구실이 있어야 뭐든 잘한다
눈물 한 방울 떨굴래도 공짜는 없다
너는 내가 살아가는 구실
월요일 점심에 너와 마주 앉아
여러 감정이 뒤엉킨 회덮밥을 먹으며
너에게 잘 하고 싶다

내가 너에게 전력을 다하고
너도 뭔가를 구실로 나에게 잘하면
그때는 사랑이며 이별이며
인간이니 구실이니 하는 것들 다 잊고
멍하니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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