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목욕탕

온탕 안에 노인 셋
나이 마흔을 먹어도
노인들 앞에선 조심스러운 것이 조선 사람
잔물결이 그들에게 파장이라도 될까
조심스레 탕에 몸을 담근다
머리가 벗어진 노인 하나
비틀거리며 탕에서 나온다
늘어진 목과 가슴과 배를 내놓고
늘어진 불알을 닦는다
꼼꼼하게 닦는다
덜렁거리는 생식기가 생의 마지막 증명일까
방탕하거나 자유롭거나 규정적이거나 완고했을 그것을 닦는다
남은 생에 무엇을 부여잡을까
노인은 시간을 붙잡으려는듯
늘어진 생식기를 부여잡았다
이곳 이름이 장수목욕탕이지
젊어지지 않는 열매는 아무 쓸모가 없지
그래도 목욕을 하고 새로 태어나야지
그리고 장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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