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잡기


할머니가 집을 나선다
양손에 보따리를 들었다
구부러진 허리로 구불구불 걷는다

감자밭, 고추밭을 지나
오이덩굴, 수세미 덩굴을 지나
할머니의 고무신은 막다른 곳에서 우뚝 멈춘다

할머니, 어디가세요
누구요? 난 우리집에 가오
할머니 저랑 같이 집에 가요
누군지 손이 참 곱소

할머니의 보따리를 한 손에 들고
남은 손으로 할머니 손을 잡고 집에 돌아온다

끝나지 않는 술래잡기
나는 영원한 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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