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고로께
 

강화 터미널, 터미널 빵집
빵 만드는 아저씨는 바게트처럼 무뚝뚝한데
빵 파는 아주머니는 크림빵처럼 사근사근하다
터미널 빵집 고로께는
어렸을 때 엄마가 사줬던
태어나서 처음 먹었던 고로께 맛
열 다섯 살, 첫 데이트의 맛
그리움의 맛이 난다
내가 빵집 주인 내외의 속사정을 모르듯이
그들도 나를 고로께 총각으로만 안다
고로께라고 항상 무덤덤한 것은 아니다
어떤날에는 그들 때문에
어떤날에는 나 때문에
슬프고 힘든 고로께도 있었을 것이다
가벼운 안부를 묻고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며
아주머니에게 값을 치렀어도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며
입가에 기름을 묻힌 날이
당신 생각에 고로께 속의 감자처럼 마음이 으깨진 날이
엄마 생각에 입가와 눈가가 함께 번들거린 날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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