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걸 몰랐다
난 가족밖에 모르는데
아내를 모르겠다
두 딸은 애엄마 말만 잘 듣는다
애들 마음도 잘 모르겠다
결국 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가끔 만나 서로 자기 아내 욕하던 친구는
아내랑 사이가 좋아졌는지
요즘은 얼굴 보기가 어렵다
이혼한 한 친구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횐데
해 보고 후회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까
안 해 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고 한다
아직 결혼 하지 않은 친구는
항상, 그때 이혼했어야 한다고 한다
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다
오늘밤도 취해서
가족들 품으로 향한다
나는 유혹에 약한 사람
어쩌면 내 아내는 고혹적인 사람
이것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유일하게 아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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