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고양이들이 사랑을 나누는 시간에 나는 너에 대해서 쓴다

네 팔목을 내 다리로 휘감고 싶다
네 얼굴을 내 발바닥으로 감싸고 싶다
기지개를 켜는 네 겨드랑이에 내 발바닥을 대고 싶다
네 귀때기를 오징어 귀때기 씹듯이 빨아 먹고 싶다
네 땀을 내 침으로 닦아주고 싶다
네 손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네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하고 싶다
너를 이불 안에서 안고 싶다
내 몸으로 너를 덮어주고 싶다

무슨 병이라도 걸린 사람처럼 네가 좋다
비듬 떨어지듯 사랑이 쏟아진다
윙크를 하려고 했는데
네가 너무 좋아서 두 눈이 다 감겨버린다
네가 너무 좋아서
너를 보면 이를 앙시물고 손톱을 깨문다

하루에 네 생각을 세 번씩 한다
나는 이렇게 눈을 감고 너를 사랑한다
나는 원앙을 짝사랑한 물오리
지금 내 옆에는 배게밖에 없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