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날아가는 방2 -김경주-
-새와 휘파람
밤이 되자 빨랫줄에 앉은 새들이 검은 물을 토하기 시
작한다
말더듬이 소년이 지붕 위에 오라가 휘파람을 분다 새가
허공에 남기고 간 발자국들이 바람에 조용히 부서진다 휘
파람이 날아간다는 것은 제 영혼의 양떼들이 계절을 옮겨
날아간다는 거 밤에 지붕 위에 올라간 사람이 부는 휘파
람은 들리지 않는다 새들이 물고 날아가기 때문이다
옥상에 널어놓은 이불 속에서 터진 솜들이 양의 내장처
럼 흘러나와 있다 흰 솜을 뚫고 나온 수백 마리 미색의 벌
레들이 밤하늘로 탈빛한다 아버지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에요 그런 말 하지 마라 내 양(羊)들
이 눈물을 흘리잖니 그렇지만 아버지 그건 아버지의 양이
에요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다라고 생
각하면 눈물이 난다 봄이면 제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털
다가 사라져버리는 나비처럼.
새가 죽은 나비를 물고 산방으로 날아간다
새와 휘파람과 양떼와 나비들이 동시에 날아가고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이불 속에서 터진 양털 솜 만큼 사라져 가는 좋은 시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다.
-새와 휘파람
밤이 되자 빨랫줄에 앉은 새들이 검은 물을 토하기 시
작한다
말더듬이 소년이 지붕 위에 오라가 휘파람을 분다 새가
허공에 남기고 간 발자국들이 바람에 조용히 부서진다 휘
파람이 날아간다는 것은 제 영혼의 양떼들이 계절을 옮겨
날아간다는 거 밤에 지붕 위에 올라간 사람이 부는 휘파
람은 들리지 않는다 새들이 물고 날아가기 때문이다
옥상에 널어놓은 이불 속에서 터진 솜들이 양의 내장처
럼 흘러나와 있다 흰 솜을 뚫고 나온 수백 마리 미색의 벌
레들이 밤하늘로 탈빛한다 아버지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에요 그런 말 하지 마라 내 양(羊)들
이 눈물을 흘리잖니 그렇지만 아버지 그건 아버지의 양이
에요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사라져가는 것이다라고 생
각하면 눈물이 난다 봄이면 제 영혼을 조금씩 조금씩 털
다가 사라져버리는 나비처럼.
새가 죽은 나비를 물고 산방으로 날아간다
새와 휘파람과 양떼와 나비들이 동시에 날아가고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만큼 이불 속에서 터진 양털 솜 만큼 사라져 가는 좋은 시다. 아버지와의 대화가 참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