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9 - 일본 FX36

사진 2011. 10. 19. 20:00

0123

길거리에서 찍은 것들


012345

인물 사진은 젬병


0123456

기타 등등

 
 그리고 베스트 샷 두 장

어느 리조트에서

어느 신사에서

AND

20110601 - 논, 나비

사진 2011. 6. 1. 11:03

 

 모내기가 끝난 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 베스트 샷 중에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길바닥에 죽어 있던 나비(swallowtail butterfly?) - 로모 어플로 살짝 만짐


 새해구나 싶더니 6월이다.


AND

 이번주에는 술을 두 번 마셨다. 한 번은 많이 마셨고, 한 번은 적당히 마셨다.

 많이 마신날은 내 이름이 새겨진 컵이 깨졌던 날이고, 적당히 마셨던 날은 외로움에 허기가 심했던 날이다. 자꾸 뱃속이 허전하고 뭔가 먹고 싶은데, 그게 뭔질 모르겠어서 그냥 술로 땜질(빵)했다.

 이번주에는 안보 교육 같은 게 없어서 교육 내용은 충실했다. 실전 경험도 있고 이론적으로도 공부 많이 한 양반(Ph.D)들이 땅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농사 지으라는 얘기들 들려줄 때는 심적으로 다져진다. 반면에 농사 안 지어본 양반들이 규모의 농사,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이야기 할 때는 그냥 조용히 자거나 다른일을 한다. 

 낮에 강릉에 도착해서 안목엘 갔다. 제비 두 마리가 어느 가정집 지붕 위에 사이좋게 앉아 있었다. 제비를 본 게 참 오랜만이다. 기분이 좋았다. 우리 동네 논에는 오리 두 마리가 사는데, 항상 함께 날아다닌다. 그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또 우리 동네 논에는 비둘기 떼가 사는데, 전부 39마리고 항상 같이 다닌다. 그리고 우리 동네에는 매가 한 마리 사는데, 항상 혼자다.

 사람은 매가 사는 동네에서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매가 아니다. 안목항에서 혼자 서 있는 등대도 봤다. 뭔가 다 맞아 떨어지는 게 심상치 않다.

 켁

 다음주는 약간 더 즐겁게~~ 그나저나 모내기가 너무 늦는다. 집에 와서 보니 모가 자랄만큼 자랐다.

춘천에서 새벽에 산책 나갔다가 - 아이폰
강릉항에 홀로 선 등대
흐린날 해질녘 남대천변 - 오랜만에 천변을 걸으니 기분은 좋았다.


AND

20110428 - 풍경

그때그때 2011. 4. 28. 21:41

 올 봄에 봤던 풍경들 중에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동네에서 노인 한 분이 경운기로 논을 가는 모습이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는데, 아저씨는 풍경화 속의 노인이 되서 일을 하고 계셨다. 

 나는 언제쯤 풍경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가끔 생각해본다. 경운기 아저씨, 나물을 캐는 아낙네들을 나는 먼 발치에서 감상하고 있을 뿐이지 않은가? 결국 나는 내 삶을 쫓지 못하고 내가 바라보는 풍경들만을 추상화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나도 뭔가 할 때는 무척 몰두하는 편이긴 하다. 그런 나를 외부에서 바라보면 나도 하나의 풍경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걸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괜한 걱정이다.

 오늘은 동료 교육생들이랑 축구를 했다. 나는 축구를 싫어하지만 가끔은 숨이 턱을 넘어오도록 달리고 나면 속이 후련해 질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고무신 발로 한 골 넣었다. 

 정진규의 시르 귄의 문장이 모두 같은 맥락에 있으니 풍경에 대한 내 고민은 꽤나 오래됐고 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즘 변산에 있을 때,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때가 아마도 내가 스스로 풍경이 되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AND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에 위치한 교육기관 -미래 농업 교육원- 에서 6개월짜리 농업 교육을 받고 있다. 제 1의 목표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농사와 돈벌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고 제2의 목표는 농기계 정비 자격증을 따는 거다. - 이건 집에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외로운 게 문제지만 그걸 제외하면 잘 지내고 있다. 특히, 농사 좀 지어봤다는 젊은 청년들의 얘기를 듣는 일이 무척 즐겁다.


 

 교육 기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춘천 국유림관리소가 위치해 있다. 노란색은 뱀꽃이고 오른쪽은 은사시 나무인데, 왼쪽 나무는 뭔지 모르겠다. 국유림관리소에서 버스를 내려서 교육기관까지 30분 동안 걸어야하는데, 동네 풍경이 많이 예쁘다.

 


김훈의 책을 사게 만들었던 문제의 벚꽃 - 교육기관 교정에서

 

 배꽃 - 교육원 주위가 온통 과수원이다. 오늘 하늘이 무척 좋았다. 그리고 나는 배꽃을 좋아한다. 나중에 주인 몰래 복숭아, 사과, 배를 따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AND

바다의 기별 - 김훈

2011. 4. 22. 23:04
 두 사람의 운명이여.
 그 사이에 핀 벚꽃이런가.

 바쇼의 하이쿠다. 이걸 읽고 '바다의 기별'의 서문이 읽고 싶어졌다. 미친듯이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누구도 올려놓질 않았다. 결국 오늘 강릉에 도착하자마자 서점에 가서 구입했다. 마침 30% 할인 중이었다. 우리 인생은 '마침'이라는 부사가 어울리는 이런식의 우연들로 이루어져 있다.

 바다의 기별의 서문은 시장에서 닭발 천 원어치를 사는 아이, 어두운 학교 운동장에서 혼자 노는 아이가 등장하고 강가에서 자전거를 타는 아이로 이어진다. 내가 읽고 싶었던 건 자전거를 타는 아이 부분이다.


 바쇼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그렇게나 읽고 싶었는데, 읽자마자 눈물이 쏟아질 것처럼 외로웠는데, 
 
 타이밍을 놓쳐서인지 막상 읽을때는 덤덤했다. 이제 막 이별한 연인이 비를 맞아 떨어진 벚꽃잎들을 사이에 두고,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바람에 괜히 책만 한 권 늘어났다.
AND

20110410 - 매화, 동네

사진 2011. 4. 10. 00:41

012


 
 요즘 진짜 피곤하다. 이제 잠들면 된다.
AND

20110409 - 경포대

사진 2011. 4. 9. 17:49
 오랜만에 바다엘 갔다. 파도의 포말이 주는 포만감에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중에 수평 맞은 것

FX 36으로 찍은 사진 중에 수평 맞은 것

경포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서 좋다. 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싫어하는데, 경포대는 언제나 사람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ㅡ.ㅡ 

  수평선을 수평 맞춰 찍는 일은 정말 어렵다.
AND

20110329 - 도마뱀, 쥐

사진 2011. 3. 29. 21:25

 감자 심을 밭에 비닐 걷다 발견했던 도마뱀 - 죽진 않았겠지?


내가 버린 쥐새끼 - 버릴때는 살아 있었는데 내가 버린 모양대로 죽었다. 


 1cm 접사가 가능한 카메라가 갖고 싶다. XZ-1의 최저가가 30만원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없으니 그냥 지금에 만족하자.


 
AND

20110316 - 35486, 순달이

사진 2011. 3. 16. 17:55

새끼 잘 낳으라고 며칠째 독방을 쓰고 있는 35486 - 뭔가를 먹거나 앉아서 쉬지 않을 때, 소들은 주로 핥으면서 논다.
 
순달이,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됐기 때문에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가만히 있을 뿐이다.

 순달이, 기운차게 움직이질 않는다. 젖도 빠는둥 마는둥 한다. 걱정이다. 내가 관찰하지 않을때만 활발하게 노는지도 모른다.

개나리 꽃망울일까? 엊그제 찍었다. 강릉에는 봄이 왔다.


 
AND


0123


 바지랑대 옆에 오징어는 말라가고 어제랑 오늘은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식구는 셋인데, 오징어는 네 마리다. ㅡ.ㅡ;

 살랑살랑 소 아침 여물 주고, 살랑살랑 고추 모종에 물 주고, 살랑살랑 트럭을 몰고 구정면에 가서 등겨 실어오고, 살랑거리면서 소 저녁 여물 줬다.

 지난 한파에 자동수도가 고장나서 말통에 물 받아 나르느라 신체단련이 많이 됐는데, 오늘 드디어 동파된 곳을 찾아내서 수도를 고쳤다. 무척 기쁘다. 소들은 덩치만큼 물도 많이 먹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20마리가 넘는 소한테 물을 날라주는 일은 끝없이 흘러 내리는 모래로 산을 쌓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힘들었더랬다. 휴우~~ 

 밤에는 모처럼 시내 나들이 갔다. 옥상이 무방비로 뚫려있는 건물을 발견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곤 시내 커피숍에 혼자 앉아서 마음에 드는 글을 썼다. -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AND

생후 5일 째를 맞은 순규, 뒤에 자빠져 있는 건 순돌이

순영이 - 귀빠진 날,
새끼 낳은 날, 사람을 경계하고 있는 순영이 엄마 - 엄마소는 이름 없음

 어제 송아지 한 마리가 또 태어났다. 이번에도 어미가 알아서 잘 낳았다. 어미소 덩치가 크기 때문일까? 막 태어난 새끼가 생후 4일 째였던 순규보다 덩치가 좋았다. 사진에서는 투우소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순영이 애미는 무척 순해서 젖을 쉽게 물렸다. 고맙다. 

 아까 낮에 보니까 송아지 세 마리가 사이좋게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있었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광경이다.
AND

20110217 - 송아지

사진 2011. 2. 17. 18:52

 오늘 찍은 사진이다. 생후 6일 째를 맞은 숫송아지다. 이름은 '순돌이'다. 완전 귀엽다. 흡사 사슴 새끼 같기도 하다. 송아지들도 소들처럼 끊이없이 몸을 움찔거리기 때문에 똑딱이로 찍기는 쉽지 않는데, 몇십 장을 찍은 끝에 한 장 건졌다.

 어제도 송아지 한 마리가 태어났다. 소들 중에 한 마리가 아침 사료를 잘 안 먹길래 작은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새끼 낳으려고 하나보다고 하시면서 격리조치했다. 점심먹고 우사(牛舍)에 갔더니 암송아지가 태어나 있었다. 새끼 몸에 사료를 뿌려서 지 새끼를 외면하고 있는 어미소를 유혹했다. 어미가 핥아줘야 털이 금방 마른다고 한다. 송아지가 스스로 일어설때까지 기다렸다가 젖을 물렸다. 어미소가 젖멍울때문에 아파서 그런지 계속 발길질을 했다. 그래서 작은아버지랑 나는 앞다리랑 뒷다리를 한쪽씩 묶는 극단적이 방법을 선택했다. 어미는 많이 아팠는지 묶인 뒷다리로 연신 발길질을 했다. 

 오늘 오후에 가서 계속 관찰했는데, 젖멍울이 많이 풀렸는지 어미가 어제처럼 새차게 젖을 찾는 새끼를 뿌리치지 않았다. 사료를 먹은 다음에는 새끼를 막 핥아줬다. 감동적이다. 어제 나온 녀석 이름은 '순규'로 정했다. 젖을 실컷 먹은 순규는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완전 귀엽다. 올해 나오는 송아지들은 順 자 돌림으로 이름을 지어줘야겠다. 
AND

 강릉에 삼십 시간동안 1m 가까운 눈이 내렸다. 어제는 눈사람도 만들고 재미있게 놀았었는데, 오늘은 눈 치우느라고 힘들었다. 강릉에 와서 처음으로 허기를 느꼈다. 이번 눈에 비닐을 새로 씌우려고 했던 하우스 두 동 중에 한 동이 무너졌다. 외양간 지붕도 조금 내려 앉았다. 몸도 지치고 눈 피해도 입었지만 눈이 가득 쌓인 동네는 한없이 포근하기만 했다. 어제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며 소똥을 치운일도 즐거웠고, 놀러온 친구와 차가 다니지 못하는 대로를 함께 걸었던 일, 눈을 헤치며 길을 내서 집에 도착한 일도 즐거웠다. 작은아버지랑 작은어머니의 생활에는 눈이 온 것에 대한 낭만이 없는데, 내 생활에는 낭만이 있다. 생활에는 낭만이라는 것이 있어야한다. 하지만 이번같은 눈이 두 번 정도 더 온다면 내 생활에도 낭만이 없어질 것 같긴 하다.

 오후에 소가 새끼를 낳았다. 송아지가 나오는 장면을 처음 봤다. 작은아버지랑 함께 송아지 다리를 붙잡고 어미소 뱃속에 있는 녀석을 힘껏 잡아당겨 꺼냈다. 소도 송아지도 사람도 힘든 시간이 지나고 송아지가 쑥 하고 빠져나왔다. 작은아버지는 갓 태어난 따끈한 송아지를 울타리에 걸쳐 놓고 깨끗하게 닦아주셨다. 나는 새 생명의 뜨거운 열기를 두 손으로 느끼면서 녀석을 붙잡고 있었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감촉이었다. 작은아버지는 양수 때문에 막혔을지도 모르는 송아지의 콧구멍에 입을 대고 빨아들이고 뱉어내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셨다. 저녁에는 송아지한테 젖을 물리기 위해서 젖병을 빨게 했다. 젖을 빨고 이틀만 지나면 펄쩍펄쩍 뛰어다닌다고 한다. 뛰어다니기 시작하면 사진도 찍어주고 친하게 지내야겠다. 

 짤방은 멀리서 송아지를 지켜보고 계시는 작은아버지,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계셨더라면 이 사진이 올해의 베스트 샷이 될 뻔했는데, 아쉽다. 손에 들고 계신 것은 눈삽인데 눈 치우는 용도 보다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때가 많다.
AND

 어제 눈이 와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외양간-이라고 부르기엔 규모도 크고 나름 현대식 설비를 갖추었다.-앞에 만들었다. 세 마리를 만들었는데, 얘가 제일 처음에 만든 녀석이다. 프란츠 카프카를 닮은 것 같아서 맘에 들었다.

 오후에 소 밥주러 올라갔다가 2호랑 3호를 만들었다. 왼쪽에 눈깔을 두 개 박아 놓은 녀석이 2호다.

 그리곤 밤 사이에 미친듯이 눈이 왔고 눈사람들은 봉우리가 되었다.

 어제 한군이 놀러와서 시내에 나갔다가 자고 들어왔다. 눈 때문에 차가 다니질 못했다. 한군을 집에 데리고 왔다. 우리 동네에는 사진만큼 눈이왔다.

  
 외양간에서 작업중이신 작은아버지, 당분간은 이 사진이 올해의 베스트 샷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AND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소는 발굽이 두 개다. 구제역은 발굽이 두 개인 동물한테만 생긴다. 

 예전에 강릉에서는 구제역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소가 있으면 소 혀에 왕소금을 박박 문대거나 발굽사이에 생긴 수포(물집)를 인두로 지졌다고 한다. 그래놓고 소가 살아남으면 좋고 죽으면 죽는대로 잡아 먹어서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구제역은 치사율이 높지 않다. 

 어른들께 들은 이야기라 기억해 둔다.


 사진에 찍힌 젖소는 이름이 '얼룩이'다. 물론 젖소들은 다 얼룩얼룩하다. 얘는 낯을 많이 가려서 사료를 먹다가도 사람이 다가가면 사료통에서 고개를 뺀다. 그리고 다른 소들한테 힘에서 많이 밀리는지 자기 몫을 잘 못 챙겨 먹었었다. 같은 칸에 있는 소 다섯 마리 중에서 가장 먼저 새끼를 낳을 소인데 다른 애들에 비해서 너무 말랐다. 그래서 요즘에 특별관리하에 두고 엄청나게 많이 먹이고 있다. 그랬더니 약간 살이 붙는 것 같다. 

 사진은 약간 사나워보이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엄청 순하게 생겼다. 


 가운데 있는 소가 '먹쇠'다. 먹쇠는 얼룩이랑 같은 칸에서 살고 있는데, 사료 먹을 때,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우악스럽게 처먹는다. - 나머지 소들은 대체로 고개를 쳐박고 먹는다. - 작은아버지가 가끔 "이 새끼 또 고개를 쳐들고 처먹네."라고 하시면서 사료 먹고 있는 놈 이마를 툭툭 때리신다. 그래서 가끔은 나도 따라한다.
AND

20110119 - 소

사진 2011. 1. 19. 19:10
 어제 오후에 모처럼 혼자서 일했는데, 덕분에 소를 찍을 수 있는 여유가 잠깐 있었다.


 차를 세우고 우사 안으로 들어가면 소들이 일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릴때가 있다. 소들이 나를 보고 '이 새끼가 사료 주러 왔나.' 싶어서 그런것같다. 작은아버지가 가끔 새벽 네 시에 아침밥을 주러 가실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소들이 '이 새끼가 미쳤나.' 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소들한테는 나도 작은아버지도 다 <이 새끼>일 뿐이다. 
 똥 치운지 얼마 안됐는데, 다시 똥들이 쌓여간다.
 

소 두마리가 짚을 빼 먹고 있는데, 한 마리가 뒤에서 슬금슬금 기어간다. 왜 그럴까?

AND

20101213 - 어명정

사진 2010. 12. 13. 19:28
<어명정 - 바우길 3구간의 중간 지점>

 산불조심 기간 중에 한 번 올랐다. 보현사 쪽에서 오르기 시작해서 한 번도 안 쉬고 올라왔는데, 많이 힘들었다. 하드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 쉬고 오르는 것에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날이 좋았으면 더 멋진 사진이 됐으려나?
 어명정은 유서깊은 곳은 아니고 여기 소나무를 잘라다가 광화문 복원에 사용한 기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부질 없는 짓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르는 길이 좋았으니 그냥 넘어가자.

AND

20101207 - 안양천

사진 2010. 12. 7. 19:29

올 여름에 자전거 타고 안양에 가다가 중간에 멈춰서 찍은 사진인데, 무척 마음에 든다. 장소는 오목교에서 안양역까지 가는 자전거길의 중간 정도 지점인 것 같다. 연말을 맞아 비공개글 정리하다가 get!

오늘 건강보험공단에 가서 무상거주 신청서를 작성하고 보험료 할인 받았다. 그래도 한 달에 팔천 얼마 내야한다.
그리고 국민연금관리공단에 가서 국민연금 납부예외 신청했다.

그래서 홀가분하다. - 최근에 어느 아주머니에게 '농사 짓고 살면 뱃속이 편안하다.' 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런 느낌이다. -

AND

길상사

사진 2010. 11. 23. 19:29


 올 가을에 한 번 다녀왔다. 조용하고 좋은 절이다. 길상사는 성북동 팔자대문 집들 - 개인적으로는 '궁전'이라고 부른다.- 사이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평화로운 분위기가 돈다.  

 오늘, 보광리 어슬렁 거리다가~~

 내가 이런 평화를 느끼고 있을 때, 연평도에는 폭탄이 떨어졌다. 기억해 둔다.
AND

20101119 - 숲

사진 2010. 11. 19. 19:04
<어흘리 어느 숲 속>

 이 사진 맘에 든다.

AND

20101107 - 억새

사진 2010. 11. 7. 19:18



유급 산불감시 요원이 돼서 산불 감시를 다닌다.
빛을 쪼인 억새들이 반짝 거리는 것이 꼭 사람이 우는 모습처럼 예쁘다.
AND

목동 야구장

사진 2010. 10. 29. 20:19
<작년 가을 - 경기가 끝나고 텅빈 그라운드>

 이 사진도 잘 찍은 건 아닌데...
 이후에도 야구장에 몇 번이나 갔지만 아무리 찍어도 이 정도 간지가 나오질 않는다. 목동 야구장 입장료 너무 비싸~~
 내년엔 더 오르겠지..

 촌에 살더라도 일년에 한 번 정도는 프로야구를 야구장에서 보고 싶다.
AND

동네 감나무에 감들이 주렁주렁 열렸다. 지나가다 한 개씩 따 먹는다. 따기 귀찮은때는 땅에 떨어진 걸 주워 먹는다. 씻어 먹을때도 있지만 대충 속만 쏙 빼먹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500년도 넘었다는 동네 은행나무인데, 논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위쪽은 죽었고 아랫쪽은 살아있다. 향후에 내 논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제 트럭 타이어 빵꾸나서 손 놓고 있던 중에 하늘이 좋길래 잠깐 동네 출사를 다녀왔다.
AND

20101021 - 소

사진 2010. 10. 21. 19:47


실내에서 똑딱이로 소 찍는 거 정말 어렵다. 소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셔터스피드는 잘 나와봐야 30분의 1초다.
19마리 소 중에 내가 이름을 지어준 게 세 마린데, 얘는 그 중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소를 정면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마랑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검색을 통해서 하마는 소목 하마과의 동물이고 코뿔소는 말목의 동물이라는 걸 알게됐다.
AND

20100926 - 구멍

사진 2010. 9. 25. 01:33
추석 전날 하늘에 구멍이 나서 우리 동네가 매스컴을 탔다. 대통령도 다녀갔다. 친구 둘은 가게와 집의 물을 퍼냈다. 내가 장을 다 볼 무렵에 이미 시장 한쪽에서는 하수도가 역류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돌았다. 저녁에 물바다를 생각하며 침수지역에 갔더니 어른 허리까지 차올랐었다던 물은 이미 다 빠져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잘못됐다. 내가 직접 수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분통터지는 일이다.

마음에 난 구멍은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구멍의 크기가 아니라 여전히 흐릿한 구멍의 너머다. 점점 선명하게 만들면 될 일이다.

<친구랑 딸내미 - 코랑 입이 꼭 닮았다. 애가 있으면 건쓰짱도 이렇게 웃는다.>
AND

어둠을 통과한 비행기는 빛을 향해 날고
잠자리 한 마리는 구름 사이로 숨었다.

 태풍과 함께 올해도 간다.
 요즘 꿈이 무척 잦다. 변화를 앞둔 불안감의 증폭된 표출이려나?

 
AND

20100902 - 경포대

사진 2010. 9. 2. 19:54
강릉에 다녀왔다. 강릉에 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경포대엘 간다. 보통 막 도착했을 때나 서울에 오는 날 혼자 들른다. 덕분에 오늘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려고 하는 바다를 봤다. 바람만 많이 불고 별다를 건 없었다. 




AND

청담대교

사진 2010. 8. 8. 19:45

<2010년 7월 언젠가의 청담대교>

 청담대교는 은은한 맛이 있다. 
AND

20100715 - 16:9 테스트

사진 2010. 7. 15. 23:46
<옥상에서>
<옥상에서>

사진이 4:3에서 벗어나니 늘어난 비율만큼 자유를 얻는다.
16:9는 카메라에 들어있는 기능이지만 왠지 사진은 4:3이라야 할 것 같아서 테스트로도 찍어본 적이 없다.

살아온 시간만큼 틀이 생겨나고 그 틀은 모양과 크기에 상관없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

엊그제 친구 아버지가 나이 먹으니 하는 일도 없는데, 시간만 빨리 간다는 얘기를 하시길래
저도 왠지 가장 좋았던 순간은 지나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대꾸했다.
얘기를 듣고 있던 친구가 핀잔을 줬는데,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어른들과의 대화'였다.

지금은 틀의 경계를 허무는 노력을 해야할 때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
이번주에도 꼭 하려고 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못했다.
이유를 알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막연해진다.
한심한 일이다.

<20100719 동네 아파트 15층에서>

<20100719 - 정말 좋았던 하늘>
그래도 사진은 4:3일까나.....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