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24/03/25 | 2 ARTICLE FOUND

  1. 2024.03.25 20240325 - 여전한 위기의 중년, 아버지 생각
  2. 2024.03.25 20240325까지 부부-대화- 모음

 얼마 전에 춘분 지났고 내 생일은 추분무렵이니까 세상에 태어나 45년 6개월을 살았다. 마흔 다섯 살이면 중년인가? 생각해본다. 내 생각엔 40대부터 50대까지 중년이다. 60대가 중년인지는 그 나이가 되면 생각하자.

 어깨 통증은 거의 사라졌다. 정말 다행이다. 완전히 끝난것은 아니고 내 몸 안에 잠재되어 있다. 그 점이 짜증과 두려움을 유발한다. 요즘은 다시 허리가 아프려고 한다. 2년 전에 처음 찾아왔던 허리 통증도 두 달 정도 지나니까 사라졌지만 내 몸 속에서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구나. 다리까지는 저리지 않으니 다행이다. 어깨 아픈 이후로 운동을 안했다. 운동을 안 하는 게 좋을지, 적당히 하는게 좋을지, 그 적당히는 얼만큼 인지, 모르겠다.

 심각하게 우울하진 않은데, 계속 침체된 상태다. 출근하기 싫지만 출근을 해야하고 퇴근 후에는 누워서 유튜브로 베토벤 들으면서 만화 본다. 가끔 기타를 손에 잡지만 금방 내려놓게 된다. 이게 위기의 중년이다. - 진짜 위기의 중년들이 웃겠다. - 나아지겠지. 빨리 벗어나고 싶다.   

 아내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독신 중년이야 말로 진짜 위기의 중년이 아닐까?

 두 번 앞의 일요일에 친구를 만났고 지난주 금요일에 다른 친구를 만났다. 친구 만나도 술 마시는 일 뿐이지만 그것도 약간의 위로가 됐다.

 커피랑 담배 중에 하나를 끊고자 하는 생각이 계속 있다.

 

 2주전에는 동생이 아버지 보러 왔다. 아버지 주려고 가족들 사진첩을 가져왔는데, 아버지는 어느 사진에도 집중을 못했다. 아버지는 한 번도 동생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동생이 약간 충격 받았다. 그렇지만 그 애가 본인 아들인 건 알아봤고 애들이라고 하면서 손주들 얘기를 했다. 엊그제는 아내랑 아버지 보고 왔다. 아버지는 쉴새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핵심은 아내가 보고 싶다, 추석 성묘 행사 때 사람들 보고 싶다, 본인은 잘 지낸다, 이 세 가지다. 아버지 손을 잡고 아버지 얘기를 듣는다.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추론하면서 듣는다. 본인 얘기가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 아버지는 이제 그만 가라는 얘기를 한다. 요양원에서 면회 시간은 30~40분 정도가 좋다, 고 했는데 아버지는 그 시간을 귀신같이 안다.

 아버지 제가 갈 수 있는 한 계속 보러 갈테니까 계속 지금처럼 잘 지내세요. 추석 때는 같이 바깥 구경도 하자구요.

 아버지와 나, 아직까지는 서로의 삶에 어떤 원동력이 되는 상태다. 생각해보니까 그건 좋네. 

AND

엄마
- 귀요미는 엄마 안 보고 싶어?
- 응
- 너는 어째 그러냐?
- 안 보고 싶을수도 있지. 너는 엄마 보고 싶어?
- 아니

질투
- 누군데 그렇게 살갑게 형부라고 부르면서 너한테 전활해?
- 니 동생이다. 내 유일한 처제

환생
-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 수익이 5조 5천억이래
- 테일러 스위프트랑 친해지고 싶다 어떻게 해야되지?
- 다시 태어나

방귀
- 귀요미야, 나 이제 잘게. 근데, 방구에서 똥냄새 난다
- 그런말은 굳이 입 밖에 내 뱉지 말아줄래?

 개소리 혹은 독설
- 초코렛 그만 먹고 양치해
- 아까 양치했는데, 이건 다크 초코렛이라 양치 안해도 됨
- 개소리를 정성스럽게도 한다
- 너 지금 나한테 독설을 퍼부었어

 한량
- 정말이지 자유롭게 살고 싶다
- 지금의 널 봐 직장에 다닌다는 것 말고는 한량이잖아

빨래
- 이건 빨래를 해도 얼룩이 남아 있네
- 내가 깨끗하게 돌렸는데 왜 그렇지?
- 그냥 동작 버튼을 눌렀겠지

기후위기
- 요즘 날씨는 우리 치앙마이 갔을때랑 비슷해 그치?
- 응.
- 그러니까 치앙마이 갈 필요가 없어.
- 야. 날씨 땜에 치앙마이 가냐?

직장생활
- 씨팔 내일도 아직 목요일이아
- 내일만 지나면 금요일이야

토요일 오후
- 씻어야겠다. 근데 커피 마시러 가는데도 씻어야 되나? 안 씻은지 오래되긴 했어.
- 좀 씻어. 문명 사회에서 사람들이랑 같이 살아가는데.

샤워
- 나 좀 씻어야 될 거 같아
- 그래, 좀 씻어라

물엿
- 귀요미 몸이 예쁘다
- 근육이 없어 물살이야
- 물녀야? 물녀물녀물녀 물엿 귀요미는 물엿이야?
- 나 물엿 싫어
- 물엿이 왜 싫어 물엿이 없으면 우리나라 반찬가게 다 망해
 쫀득하게 휘감는 물엿같은 사랑 
 망하지 않는 사랑

고생
- 귀요미는 참 곱게 늙어
- 곱게 안 늙을 이유가 없잖아 고생을 안 했으니까

김치볶음밥
퇴근 후 아내가 낮에 먹다 남긴 김치볶음밥을 먹으면서 하는말
- 맛있어. 저녁 안 먹어도 될 거 같아
- 니가 지금 먹는 건 뭔데

사랑은 이기심
- 씨발, 반반치킨 배달갔던 아빠가 죽었데
- 씨발, 이 세상엔 너랑 나 밖에 없어

아침잠
- 몇 시까지 잘거야?
- 일어날때까지

잘까?
- 벌써 12시다. 이제 잘까? 우리?
- 야. 자는 건 각자 자는거야

변화
- 나두 이제 달라질거야
- 제발


- 귀요미야 너는 왜 이렇게 혀를 싫어해
- 야, 침을 싫어하는 거야

야반도주
- 어차피 틀린 거 3억정도 대출 받아서 외국으로 날르자
- 다시는 한국땅을 못 밟아?
- 응
- 정말 너무 좋다

세수
- 일우야 너 근데 왜 세수 안해?
- 내일 할려고

살아있다
- 지후야, 너 심장이 팔딱팔딱 뛴다
- 살아 있으니까

메이드 인 차이나
- 이쁘다. 근데 이거 지나 사람들이 만든거네
- 모든 걸 다 지나 사람들이 만들지

독서
- 아, 못 읽겠다
- 읽지마
- 확 찢어버릴까
- 그러지 마

낮잠
- 그대로 있어. 난 니 발끝에 있을게
- 내 발 끝에 있지 말아줄래?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