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에 왔다가 이발소에 들렀다. 몇 년 전에 한 번 머리를 잘랐을 뿐인 곳인데 이상하게 발길이 창대 이용원으로 향했다. 예전에 써둔 것 때문이겠지. 이발비는 변함없이 8000원이었다.



창대이용원


머리를 자른다
생면부지의 이발사에게 내 몸을 맡긴다

어떻게 자를까요
이대로요

윙윙윙
싹둑싹둑싹둑

귀 뒤로 고추 잠자리 날개 잘리는 소리가 들리고
라디오에선 어느 목사가 죄악에 대해 말한다

그렇게

이발사도 나도
말이 없다

머리를 감기고
이발사가 요구르트를 건낸다

수고했어요
감사합니다

창대이용원
복되고 창대하게

온전한 남자들만의 공간
이발비는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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