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아는 형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이 형과는 여지껏 두 번 만나서 술 두 번 마신 게 전부다. 그러니까 그냥 아는 사이 정도인데, 이상하게 닮고 싶고 신뢰가 가고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다. 이 형을 아는 다른 분들도 다 이 형을 좋아한다. 그런데 아직 결혼을 안했다. 인품과 결혼은 아무 관계가 없구나.

형, 정리 다 하시고 쉬러 한 번 들어 오셔요. 얼음 깨고 낚시해요.


엄마 생각이 났다. 예전에 엄마 생각 하면서 썼던 것


엄마랑 나랑


가을 햇살에 벼가 익는다
모락모락 무럭무럭 소리 내며 익는다
누렇게 누렇게 노래하며 익는다

저 벼가 다 익으면
흰 쌀밥을 먹겠지

모락모락 김이 나는
흰 쌀밥을 먹겠지

후후 불어가며
흰 쌀밥을 먹겠지

날 버린 당신도 서울 가신 아버지도 잊고
엄마랑 나랑 둘이서만 먹겠지

고봉으로 먹겠지
둘이서만 먹겠지

울면서 울면서
둘이서만 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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