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을 먹다

마지막 서울
마지막 백화점
마지막 기차역
마지막 냉면
마지막에 근접한 아버지와
냉면을 먹었다
마지막은 처음으로 이어지고
아버지에게 내 이름을 말할때마다
하얀 도화지에 새로 쓰여지는
나는 아버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아버지는 그저 나의 아버지
계산을 하며 마음속으로만 마지막이네요, 인사를 남기는
사장은 내 얼굴을 모르지만
나는 사장 얼굴을 아는
단골에 근접한 가게에서
물냉면 곱빼기를 먹으면서
아버지를 부를 때
아버지, 아버지 두 번씩 부르고
두 배로 배가 부르고
두 배로 마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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