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빛 바랜 운동화를 꺽어 신고 장바구니를 든 노인
식빵 두 봉지 새우깡 두부 소주를 사는 노인
바지 주머니에서 꾸깃한 돈을 꺼내 계산을 하는 노인
느릿한 말투로 포인트 적립 번호를 알려주는 노인
말보다 느리게 준비해 온 검은 봉다리에 물건을 담는 노인
약간 구부정하고 얼굴엔 주름이 패인 노인
노인이란 말을 대체할 말이 없는 노인
신발은 한 켤레 뿐인지
식빵 두 몽지를 며칠동안 먹는지
외출용 바지는 단벌인지 지갑은 없는지
포인트는 얼마나 쌓였는지
아픈덴 없는지 같이 사는 사람는 없는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먼데 혼자 사는 내 아버지를 닮은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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