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35번 국도 강릉방향
굽이진 고갯길
얼었다가 녹아 흐르다가
다시 얼고
자동차 한 대가 미끄러지고
사람은 다치지 않고
흙먼지에 섞여
조금 더 녹아 흐르하다
다시 얼고
자동차 한 대가 미끄러지고
고라니 한 마리가 치여 죽고
피와 찢어진 가죽에 섞여
조금 더 더 녹아 흐르다가
다시 얼려다가
얼지 못하고 흘러 내리다가
첫 잎의 향기를 맡고
다시는 얼지 못하고
계속 흘러 내리다가
초등학교 앞
노란 가방을 맨 아이 발자국에
무심히 밟혀 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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